기억 - 문체부 제작지원 선정작
복일경 지음 / 세종마루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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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기억이 불러온 처절한 비극

우리는 기억을 안고 살아간다. 그러면서도 때로는 기억을 잊기도 한다. 어릴 적의 기억은 떠오르지 않지만 나를 기억하는 누군가의 기억 속에는 고스란히 남아있다. 기억한다는 것, 그것은 결국 그리움이 아닐까? 그런 우리의 마음처럼 잔잔하고 슬픈 여운의 감정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소설을 만났다.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 아무도 알 수 없다. 어느 누구도 자신의 운명은 알 수 없는 것처럼 윤주 또한 그랬다. 친구들과의 말레이시아 여행에서 여행객과 가이드로 만나게 된 윤주와 재훈. 첫 번째 만남에서 윤주는 그를 거절했었다. 하지만 다시 찾은 말레이시아에서의 두 번째 만남에서는 재훈을 거절할 수 없었다. 그리고 그렇게 두 사람은 부부의 연까지 맺게 된다.

여행사를 차리고 싶었던 오랜 소망을 이룬 재훈은 더욱 여행사 운영에 매진했고, 윤주는 그런 그를 응원했다. 두 사람 사이에서 태어난 사랑스러운 딸 예린과의 행복한 기억으로 채워가던 어느 날 말레이시아로 새로운 여행지 확보를 위한 출장을 가는 재훈을 말리고 싶었던 윤주. 그렇게 윤주는 불안함을 다독이고 있었지만 결국 그는 싸늘한 시체로 윤주와 만나게 된다.

윤주에게 예린이 없었다면, 그리고 자신을 도와주는 시어머니가 없었다면 버티지 못했을 시간들. 예린은 아빠 대신 할머니의 사랑을 듬뿍 받으면 밝게 자라났다. 윤주가 운영하는 공부방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을 즘 시어머니의 이상행동이 보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윤주는 인정할 수 없었다. 자신들의 버팀목이던 시어머니의 치매를 인정하는 것이 윤주와 예린의 삶을 뒤흔들 거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버틸수록 두 사람의 삶은 더욱 흔들릴 뿐이었다.

그런 윤주의 상황을 알게 된 친정엄마는 재훈이 죽었을 때 돕지 못했던 미안함에 윤주를 위해 세 사람을 돌보기 위해 아파트로 들어온다. 친정엄마의 존재만으로 집안에는 따스한 온기가 넘쳐났고, 윤주와 예린은 전처럼 안정을 찾아갔다. 그런 행복도 어느새 불행을 데리고 그들에게 다가왔다.

갑작스러운 친정엄마와 시어머니의 실종은 윤주를 힘들게 했다. 하지만 윤주는 예린을 위해 버텨야만 했다. 그리고 그렇게 다시 마주했을 때 떠안게 된 슬픔은 어느 누구도 상상할 수 없는 것이었다. 기억이 지워져만 가는 시어머니와 윤주에게 모질게 굴었던 기억에 더욱 죄책감을 느끼던 친정엄마. 그렇게 기억은 행복감을 안겨주기도 하지만 잔인하기도 하다. 자식을 위한 무한한 희생을 하기보다 스스로를 챙기면서 사랑을 주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예린이 윤주에게 말했듯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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