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은 눈을 감지 않는다 - 연쇄살인범의 딸이 써 내려간 잔혹한 진실
에이프릴 발라시오 지음, 최윤영 옮김 / 반타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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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이 사는 곳에선 반드시 누군가 살해당한다

현실은 소설보다도 더 잔혹스러운 세상일까? 이 책이 에세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면, '연쇄살인범의 딸이 써 내려간 잔혹한 진실'이라는 문구를 봤음에도 책을 읽는 순간에는 이 책이 소설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이토록 잔혹한 사람이 있을까? 『기억은 눈을 감지 않는다』에서는 살인에 대한 잔혹한 묘사나 살인자가 살인을 해야만 하는 이유에 대한 어떠한 설명도 없다. 단지 그 살인자의 딸의 시선에서 흘러간다. 살인자가 아닌 제3자의 시선이다 보니 사건에 대한 정황의 진실은 부족할지도 모르지만, 딸이 본 아빠의 모습을 따라가다 보면 나도 모르게 섬뜩함이 느껴진다.

서로를 아끼고 보듬어주어야 할 가장 가까운 가족, 가족이라는 이유로 다른 사람과의 교류는 정해놓은 규칙을 지키지 않으면 가해지는 처벌. 그 처벌을 피하기 위해 그 사람의 말이 옳지 않은 것임을 알면서도 따라야만 하는 상황. 벗어날 수조차 없고, 벗어날 용기조차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책을 읽는 내내 마음을 짓눌러왔다.

마치 가스라이팅이라도 당하고 있는 듯, 아빠가 정한 규칙을 지키지 않고서는 살 수 없는 이곳. 게다가 엄마는 그런 아빠로부터 아이들을 지켜주지 못하고 있었다. 집으로 걸어들어오는 순간은 다정한 이웃의 가면을 벗어던지고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아빠. 잦은 이사를 다니면서 고된 노동을 해야 했던 아이들. 어디로 가는지도 모른 채 정처 없이 떠돌다 누군가의 손길에 머물지만 그를 향한 배신도 서슴지 않는 아빠.

자신에게 가해진 폭력과 자라면서 알게 되는 진실 속에서 갈등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기억 속에서 아빠의 흔적을 되짚어나간다. 그리고 결국 미제 사건의 범인이 아빠였음을 알게 되고 갈등 속에서 경찰에 신고를 하게 된다. 자신이 저지른 일이 아닌 곁에서 지켜본 사람의, 연쇄살인범의 딸이 본 진실. 그 진실 또한 무거웠고, 그 속에서 살아나가기 위한 치유의 과정이 바로 고백이 아니었을까.

모든 인간의 본성 속에 숨어있는 악한 마음. 그 마음을 얼마나 통제하고 살아가느냐는 온전히 자신에게 달려있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내 안에 숨어있는 악을 표출하게 만드는 사람이 바로 자신의 곁에 있다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악마로 변하게 될 것이다. 오랜 시간 동안 고통 속에서 몸부림치며 독립하기를 원했던 에이프릴. 아빠이지만 가족이라는 이유로 숨기기보다 죄에 대한 대가를 받도록 한 후 그녀의 삶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이제 새로운 그녀의 삶이 온전히 그녀의 것이기를 바란다.

출판사에서 진행한 서평단 모집을 통해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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