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정원이면 좋겠습니다 - 릴케 수채화 시집 수채화 시집
라이너 마리아 릴케 지음, 한스-위르겐 가우데크 엮음, 장혜경 옮김 / 모스그린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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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채화와 함께 피어나는 릴케 시의 마법

릴케는 아버지의 뜻에 따라 11세에 육군사관학교에 입학하지만 적응하지 못하고 이때부터 시를 쓰기 시작한다. 이후 육군고등사관학교에 진학하지만 결국 자퇴하고 1896년 뮌헨에서 운명의 여인이자 연인 관계를 뛰어넘어 평생 정신적 교감을 나눈 벗인 루 안드레아스-살로메를 만나 시인으로 살겠다고 결심한다.

릴케의 시는 우리나라 문학계를 이끌어 온 시인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친 시인으로, 지금도 여러 사람에게 많은 시가 애송되고 있다. 릴케는 시인의 창작 과정은 삶 전체와 세계, 그리고 자기 자신에 대한 지난한 통찰과 관조를 바탕으로 한다고 이야기하며 시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낸다.

🏷️ 내가 정원이면 좋겠습니다

내가 정원이면 좋겠습니다. 샘물가에서
수많은 꿈이 새로운 꽃을 피워 내는 정원이라면
꽃들은 제각기 떨어져 생각에 잠겼으나
말 없는 대화로 하나가 됩니다.

꽃들이 거닐 때면 그 머리 위에서
나의 말이 나무 우듬지처럼 살랑이면 좋겠습니다.
꽃들이 쉴 때면 나는 침묵으로 선잠에 취한
꽃들의 말을 엿듣고 싶습니다.
1897년

정원이 되어 수많은 꽃들의 대화를 듣고 싶어 하는 마음, 그런 마음을 표현하고 있는 <내가 정원이면 좋겠습니다>를 읽으며 나도 숲속의 나무가 되었으면 하는 생각을 해본다. 나무가 되어 다른 나무들의 이야기를 듣고, 나뭇가지에 앉아 지저귀는 새소리를 들으면서 평화롭기만 한 한때를 보내고 싶어진다.

《내가 정원이면 좋겠습니다》를 읽다 보면 라이너 마리아 릴케가 계절을 바라보는 시선이 보인다. 수많은 기적을 낳는 봄, 들장미 덤불은 지나가는 나그네의 발길을 세우기도 하고, 절박하고 세차게 불어오는 비의 계절 여름이 숨어있기도 하다. 그리고 위대했던 여름을 지나 무르익는 계절인 가을의 불안함으로 가로수길을 배회하는 마음이 느껴지기도 한다. 노랗게 물들어가던 뜰도 이제는 쇠락하여 휘몰아치는 눈송이 떼와 마주하게 되는 겨울까지. 자연 속에서 살아 숨 쉬는 라이너 마리아 릴케를 만날 수 있었던 시집 《내가 정원이면 좋겠습니다》였다.

장미꽃향기님께서 진행한 서평단 모집을 통해 출판사에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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