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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여자들
서린 지음 / 리빙룸루틴 / 2024년 8월
평점 :
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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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나도 아파트 여자들 속의 주인공의 삶을 살고 있는지도
작가님께 친필 사인본으로 받게 된 《아파트 여자들》. 《아파트 여자들》을 읽으면서 나의 모습을 생각해 보게 되었다. 첫째 아이가 네 살이 되던 무렵 태어난 둘째로 집에만 있다 첫째의 친구들 엄마들과 연락을 주고받으면서 지내던 때가 있었다. 여름에 함께 강가에 가기도 하고 함께 모여 아이들 다양한 체험도 시켜주던 시기. 아이들의 우정이 오래가기를 바라면서 단체 사진을 찍기도 했던 그때. 하지만 어린이집이 달라지고 활동 반경이 달라지면서 연락은 뜸해질 때쯤 우리 아이를 제외한 다른 아이들끼리 함께 어울려 다녀온 놀이동산의 사진을 보면서 내심 서운하면서도 결국 관계라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 하고 느낀 적이 있었다.
어쩌면 이런 나의 모습은 《아파트 여자들》 속의 인물들의 모습과도 닮아 있다. 각자의 로망으로 아파트로 들어가게 되고,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놀이터 혹은 아이 등 하원시 만나게 되는 엄마들 간의 소통. 하지만 깊지 않은 얕으면서도 아무런 문제 없이 오래도록 지속되기만을 바라는 관계. 어느 하나 빠져도 이상하지 않지만, 누군가가 빠진 그 빈틈을 노리고 돌고도는 말들. 누군가의 입으로 전해진 그 말들은 부풀어지기도 하면서 다시 나에게 되돌아와 내가 뱉은 말보다 더 큰 무게감을 안겨다 주기도 한다는 사실을.
자신만 희생하면 모든 게 해결되기라도 하는 듯, 희생을 강요당하던 그때 순이는 엄마의 간병을 위해 결혼을 약속했던 경호 씨에게 일방적으로 이별을 통보한다. 그렇게 엄마 곁을 지켜온 시간이 지나고 자신의 자리로 돌아갈 수 있을 시기에는 또다시 희생을 강요받게 된다. 인생을 멋지게 살아보라는 엄마의 말과는 다르게 희생을 강요받기 싫어서 택했던 결혼은 고됨의 연속이었다. 낯선 시골살이, 농사일은 물론이거니와 변변치 않은 벌이로 결혼할 때 해온 폐물까지 팔아서 빚을 청산해야 했던 순이. 그런 순이의 삶은 자신이 낳은 딸 신영의 삶과 교차로 이야기되고 있다.
빌라가 아닌 아파트에서 한번 살아봐야겠다는 생각으로 계약하고 아파트로 입주하기만을 기다리며 창밖으로 한 칸씩 올라가는 아파트를 보면서 행복했던 신영. 그런 신영은 그곳에서 행복하기도 했지만 피곤하기도 했다.
서로들 잘 어울리는 것 같아 보여도 단점을 보이는 순간 삽시간에 그것이 먹잇감 표적이 되어 버린다. 나도 이 사람들과 등 돌리면 곧바로 물어뜯기고 또 다른 이름 모를 누군가의 안줏거리가 되어 헐뜯기겠지? p.91
어제의 적은 오늘의 동지가 되고 어제의 동지는 오늘의 적이 된다. p.134
《아파트 여자들》은 우리의 삶,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삶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아이를 매개로 친해졌지만, 순식간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관계가 되어 어디선가 나의 험담을 하고 있을지도 모를 누군가. 남들이 불행하기를 바라는 잠재되어 있는 우리의 이면을 보여주면서도 고달픈 엄마들의 일상을 보여준다. 삶이라고 치부하기에는 조금 더 행복한 순간이 찾아오기를 바라고 싶은 나의 소망을 담아 일상이라고 하고 싶다. 순이와 그녀의 딸 신영이 살아낼 일상을 응원해 본다.
작가님께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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