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회 문학동네 동시문학상 대상 수상작 《삼각뿔 속의 잠》 동시집을 읽으면 어릴 적 감성으로 돌아가는 기분이 든다.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 다시 어려지는 기분이 좋아 종종 동시를 읽곤 하는데, 《삼각뿔 속의 잠》이라는 제목이 너무 재밌게 느껴져 읽어보게 된 동시집이다. 매일 밤 잠들기 위해 잠자리에 들지만 잠이 들기 쉽지 않은 우리 아이. 이리저리 뒤척이다 잠이 들곤 하는 모습을 볼 때면 우리 아이가 예민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 우리 아이를 떠올리게 한 동시 <삼각뿔 속의 잠>은 잠들기 위해 오랜 준비를 하고 자리에 눕는다. 뾰족한 쪽을 아래로 두고 서서 잔다고 하니 보고 있는 내가 불안하게 느껴졌다. 엎어지면 잠이 깨기 때문에 푹신한 쿠션까지 받쳐야 잠을 잘 수 있는 모습. 깊이 잠들기를 바라본다. 어릴 적 별을 그리며 놀던 시절이 떠오르는 <별 그리기> 한점에서 시작하여 다섯 개의 선을 그어 돌아오면 완성되는 별 하나. 어느 곳에서 시작하든 다시 만나 별이 되는 모습. 밤하늘의 어떤 별들도 그릴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전해져와 미소 짓게 한다. <무표정한 O>라는 제목에서 어떤 이야기가 담길까 궁금했는데, 간단하게 대답하던 O에 표정이 없다고 하니, 다른 글자들에는 어떤 표정이 담겨있을까 생각해 보게 된 동시다. 나에 대한 이야기,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가보고 싶은 곳, 안 해본 것들. 나에 대한 모든 것을 퍼즐로 만든다면 나는 몇 개 자리 퍼즐일까? 나를 이루고 있는 수없이 많은 이야기가 만들어내는 퍼즐을 한데 모을 수 있을까? 나를 이루려면 몇 개의 퍼즐을 모아야 할까. 나에 대한 모든 것이 퍼즐이 되어 내 주변을 감싸고 있을 것만 같았던 <퍼즐>이다. 어릴 적에는 어딜 가든 함께 가던 친구. 다른 반이 되어도 언제나 친구라고 이야기하면서도 나보다 다른 친구와 친해지는 건 아닐까 하고 불안하기도 했던 그 감정들이 담겨 있는 <우린 아직 친구일까>, 바람개비를 만들고 돌아가는 모습을 보는 상상을 하며 밖으로 나선 순간 바람이 불지 않았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바람이 불지 않아서> 스스로 바람을 만들어 바람개비 돌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모습을 보면서 아이의 신난 마음이 그대로 느껴진다. 빛이 깃든 시를 써서 누군가의 별이 되어 어둠을 건너게 해주고 싶다는 임희진 시인님의 《삼각뿔 속의 잠》이었다. 시인님의 동시를 읽으며 그때의 그 감정들이 추억이라는 별을 떠오르게 해주었다.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