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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없어, 인간 - 절묘한 순간포착 100 ㅣ 고양이의 순간들 2
이용한 지음 / 이야기장수 / 2024년 11월
평점 :
집사 없는 고양이들의 알 길 없는 마음, 기묘한 자태
고양이를 무서워했던 내가 고양이를 키우게 될 줄은 아무도 몰랐다. 친정 엄마께서도 몇 년째 어떻게 키우냐고 이야기하실 정도다. 우리 1호 고양이 주리는 편의점 점주의 어머님이 키우시다 편의점으로 다시 보내셨다. 영역 동물인 고양이다 보니 편의점 주변 고양이들의 괴롭힘에 안쓰러웠던 남편의 권유로 데려오게 되었던 것이 벌써 5년이 흘렀다. 그렇게 우리는 고양이의 매력에 빠져 어느덧 여덟 마리 집사가 되고, 길을 걷다가도 고양이만 보이는 묘한 매력에 빠졌다.
《나만 없어, 인간》에서는 집사 없는 길고양이들이 담겨있다. 작가님의 사진을 볼 때면 고양이들이 너무나도 자연스러워 보여서 신기했었다. 집에서 기르는 고양이들도 사진을 찍을 때는 협조가 쉽지 않은데 어떻게 찍으신 걸까 하는 궁금증은 책을 읽다 보니 저절로 풀렸다. 작가님께서 이야기하신 것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고양이에 대한 작가님의 애정과 유대관계가 멋진 사진으로 이어진 것이리라는 생각을 해본다.
인스타 피드에서 사진을 보고 가장 신기했던 사진이 내게도 냥독대였다. 수많은 장독대 위에 앉아 있는 고양이들의 모습은 낯설어서인지 신기하게 느껴졌다. 더러는 연출이 아니냐는 이야기를 했다고 하지만 고양이들이 강아지들처럼 훈련을 통해 연출하기는 쉽지 않음을 알기에 그 장면의 순간포착은 고양이들에 대한 애정을 표현하기 충분해 보였다. 겨울 눈을 맞으면서 냥독대 위에 있는 고양이들의 모습, 장독대 위의 눈이 녹은 물을 먹기 위해 우리에게는 불편해 보이는 자세로 먹는 고양이들의 모습까지. 매력 가득한 고양이의 모습이다.
엄마 고양이 말 안 듣고 결국 혼나는 아깽이, 급식소에 인사시키러 데리고 와서 같이 식빵을 굽고 있는 모습, 졸음을 참지 못하는 고양이, 뒤태에 반할 수밖에 없는 고양이. 《나만 없어, 인간》에서 안타까웠던 것은 지구별에서 3개월만 살다 무지개다리를 건너야 했던 아기 고양이였다. 길고양이들에게 사람과의 공존은 생존으로 이어진다. 그렇듯 《나만 없어, 인간》에는 《고양이가 재능을 숨김》과 다르게 사계절의 사진과 함께 공존을 담고 있다. 사람과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고양이들, 그 고양이들이 행복하기를 바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