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자고 묘하니?
주노 지음 / 모베리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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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적 고양이 시점의 '밤'에세이

잠이 많은 고양이들. 하루에 20시간을 잔다고 이야기할 정도로 잠의 세계에 빠져있는 듯 보이는 그들의 이야기를 만났다. 여덟 마리 고양이 집사이지만 여전히 고양이들의 세계는 신비함 그 자체라고 느낀다. 고양이들이 활동하는 시간이 밤에는 무엇을 하면서 시간을 보낼까?

고양이들은 각자의 시간이 정해져 있다. 그래서 집사들은 고양이들의 시간을 지켜줘야 한다. 잠을 자는 시간, 사료를 먹는 시간, 활동하는 시간이 다 다르기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우리가 잠든 시간 우다다 달리기 바쁘고, 우리가 책을 보거나 떠들면서 지내는 시간에는 잠에 빠져 있는 고양이들. 고양이의 눈으로 바라보는 밤의 세계는 우리의 세계와는 너무나도 달랐다.

고양이 묭이 만나고 있는 밤의 세계, 그곳에는 자신의 집사가 있었다. 그리고 다른 집고양이와 다르게 묭은 밤의 산책을 즐기는 고양이였다. 우리 집에 살고 있는 주리도 처음에는 집 밖에서 생활하는 고양이였다. 사람을 좋아했던, 편의점에서 살던 고양이라 경계대상이 아니라고 생각되면 상냥함으로 무장하고 츄르나 간식을 먹기도 했다는 사실을 함께 산책을 하고서야 알게 되기도 했었다.

집사가 잠든 밤의 시간, 그리고 집사가 집을 비운 시간 묭의 일상은 재밌게 흘러갔다. 따뜻한 핫팩을 집에서 발견하여 집사가 자신과 함게 하지 않을까 봐 친구들에게 핫팩을 나눠주거나, 스마트폰만 너무 쳐다보는 집사 때문에 밤새 만져대는 통에 배터리가 빨리 닳아버렸다고 이야기하는 집사의 모습까지 너무나도 재밌는 일화들이 가득했다.

상자만 보면 들어가는 고양이들의 모습은 묘하게 빨려 드는 상자의 마력에 빠진 것이라고 묭은 이야기한다. 그런 묭이 상자의 말을 알아듣지 못하고 들어갔다가 상자가 터져버리기도 한다. 묭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 집 고양이들이 떠올랐다. 가뿐하게 점프해서 들어가던 모습과 자신보다 아무리 작아도 일단 들어가고 보는 모습이 떠올라 혼자 웃기도 했다.

만약 내가 먼저 이 세계에서 사라진다고 해도 다시 고양이로 태어나 너에게 달려올게. p.229

묭은 집사와의 삶이 너무나도 행복한가 보다. 집사에게 다시 고양이로 태어나 찾아온다고 약속하는 걸 보면 말이다. 헤어지는 게 슬퍼 생각하고 싶지 않았던 일들을 담담하게 먼저 집사에게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면서 함께하는 동안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잘 보필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묘한 밤, 내가 알지 못하는 고양이의 밤의 세계, 그리고 고양이들의 생각을 전지적 고양이 시점으로 담고 있는 《안 자고 묘하니?》를 읽으면서 고양이를 이해하는 시간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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