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중생이 고양이로 변신한 내막에 관하여 뜨인돌 출판사에서 새롭게 출간된 <라면 소설> 시리즈. '만약'에서 시작된 이야기로, 라면처럼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고 맛있게 읽을 수 있는 뜨인돌의 짧은 소설 시리즈라고 한다. 타 출판사에서도 이런 짧은 소설들을 시리즈로 출간하여 작가님들의 새로운 소설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라면 소설 시리즈는 어떨지 궁금해진다. <라면 소설> 시리즈 중에서 가장 처음으로 만나게 된 소설은 《내 이름은 오랑》이다. 여덟 마리 집사이기에 한 마리 고양이의 당당함이 느껴지는 표지, 그 끌림을 눈치채시고 보내주셔서 너무나도 기뻤다. 고양이들의 일상을 어떤 게 표현했을지도 궁금했다. 고양이들의 일상이 주로 잠을 자는 것이다 보니, 아이는 자신도 고양이가 되고 싶다고 이야기하곤 한다. 그런 아이의 바람이 소설로 탄생한 것을 보니 더 반갑기도 했다. 눈을 떠보니 고양이가 되어있다면 어떤 기분일까? 하루아침에 고양이로 변한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자신이 고양이임을 인식하고 직박구리를 잡으려고 힘차게 날아보지만 역부족이었다. 하지만 고양이였기에 떨어져도 다치지 않아 안심하기도 했다. 자신이 고양이 모습이 되기 전, 사람이었을 때의 기억은 가지고 있지 않은 한 마리 고양이. 자신을 '오랑'이라고 하는 고양이. 오랑이는 그렇게 떠도는 듯 길을 걷다 낯선 곳에 도착한다. 그리고 그곳에 살고 있는 고양이들의 경계심에 놀라기도 하지만, 자신의 친구인 겨리를 만난다. 냥박사인 겨리는 엄마와 함께 고양이들을 돌보는 캣맘이었다. 오랑이는 그런 겨리가 반가워서 말을 건네지만 인간인 겨리는 제대로 알아듣지 못하고 혼자 북 치고 장구 치기 바쁘다. 자신이 고양이로 변했다면, 인간이었던 자신의 몸속에는 고양이가 들어간 것이리라. 그런 생각들로 기억을 떠올려보려고 하지만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 그러다 하나둘 떠오르는 기억 속에서 자신이 누구인지 알게 된다. 인생이란 한 치 앞도 모르는 법이라고 들었지만 어느 날 갑자기 묘생은 대체 몇억 광년 앞이야. 아무것도 모르는 주제에 멀리 가도 너무 멀리 갔다. p.50 예기치 않게 묘생 인생을 살게 된 시아. 그리고 자신이 원하던 인간의 인생을 살게 된 고양이. 둘은 서로를 기억하고 다시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만약에'라는 작은 시작으로 불러일으킨 상상의 소설 <라면 소설>시리즈는 짧지만 책을 읽는 즐거움만큼은 오래오래 남을 것이다.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