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았던 발달장애인의 세계 류승연 작가님의 《아들이 사는 세계》를 읽게 되면서 작가님께는 쌍둥이인 비장애인 딸과 장애인 아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 둘의 삶은 너무나도 다르다. 시작점에서는 알지 못했던 다름을 커가면서 알게 된다. 그것을 알게 되면서 삶에 대한 무게감은 더욱 커지기 마련이다. 단순히 이 책이 장애인의 아이가 살아가는 세계를 겉으로 보고 적은 책이었다면 공감을 하지 못했겠지만, 내가 그런 아이를 키우고 있는 입장에서는 너무나도 궁금한 내용이었다. 지금은 나와 함께 생활해나가고, 자라고 있는 아이지만 내가 그 옆에 없다면 우리 아이의 미래는 어떨까? 하는 이야기를 남편과 종종 하다 보니 더 와닿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아이와 마주한 감정들 또한 너무나도 비슷해서 더욱 공감이 갔다. 남들은 초반 몇 년 만 고생하면 편해지는 자녀 육아를 평생에 걸쳐 해야 하며 죽음에 이르러서야 쉴 수 있게 될 것이라는 그 말이 왜 그리도 슬프면서도 와닿는 것인지. 같은 상황에 놓이지 않은 사람이라면 이해할 수 없었을 그 말의 무게감은 나를 짓눌렀다.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많은 고민이 있었다. 아이의 잘못된 식습관, 착석 문제 등 다양한 문제들 속에서도 두드러지는 문제행동으로 다른 아이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런 나의 걱정은 현실이었고, 그것을 지켜보는 담임선생님을 대면했을 때는 나와 남편을 의외의 눈길로 쳐다보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이가 발달장애를 가지고 있다고 그 부모가 발달 장애를 가지고 있을 거라는 편견, 장애를 가진 아이의 부모는 너무나도 가난할 거라는 편견까지. 그런 선생님과 보내야 하는 아이는 어떤 시선을 견뎌야 할지 걱정스러우면서도 다행스럽게 도움반 선생님은 다르셔서 안심하고 1년을 보낼 수 있었다. 이런 나의 경험과 작가님이 지내오신 아이의 초등학교 시절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다른 듯 같은 분위기여서 너무나도 마음이 아팠다. 아이가 선택한 것이 아님에도 다르다는 이유로 소외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너무나도 싫을 뿐이었다. 그리고 이런 우리 아이가 독립이라는 것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들이 사는 세계에서는 아이가 서른세 살에 독립하여 일을 하고 거주하고 있는 내용도 등장했다. 아이가 독립하여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제도적인 면뿐만 아니라 실제로 아이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하는 생각을 더욱더 해보게 되었다. 함께 살아갈 세계가 아닌, 아이 스스로 결정하고 살아갈 세계에서 아이가 바라보게 된 세계. 어떤 세계일지 알 수는 없지만 아이가 독립적으로 성인기를 보낼 수 있도록 작은 것부터 함께 할 목표를 세워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아들이 사는 세계》에서는 조금 더 장애인에게 따스한 시선을 보내는 사람들이 많아지기를 바라본다.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