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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곳은 서운함이 없다 ㅣ 시, 여미다 59
홍광표 지음 / 꿈공장 플러스 / 2024년 2월
평점 :
서러움이 없는 먼 곳에서 당신을 생각하고, 떨어져도 미련 없는 꽃처럼 후회 없이 사랑해 내기로 하자는 홍광표 시인의 시집을 만나다
사랑이라는 감정이 이토록 여운을 주는 감정이었을까. 살아가면서 가장 오래가고 애틋해지는 감정이 사랑이 아닐까. 우리는 수없이 많은 감정을 느끼며 살아간다. 사랑하고 이별하고 아파하며 또 다른 사랑을 그리워하다 다른 사랑을 만나게 된다.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껴본 사람이라면 그 감정의 따스함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 따스함, 때로는 저릿저릿 아려오는 감정마저도 시 속에 담겨 있는 《먼 곳은 서운함이 없다》를 만났다.
사랑을 하면서도 때로는 설렘이 그리워 다시 사랑하고 싶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다시 시작할 수 없기에 더욱 사랑이라는 감정이 멀게만 느껴지기도 한다. 그럼에도 여전히 사랑과 가까이 있는 우리에게 울림을 주고 있다. 짧은 문장들로 그런 깊은 감정을 이끌어낼 수 있음에 홍광표 시인의 진면목을 느낄 수 있는 점이다.
사랑이라는 감정을 소나기와 같다고 생각해 본 적이 왜 없었을까. 사랑은 천천히 스며든다고 생각했던 내게 홍광표 시인님은 소나기처럼 흠뻑 젖어 버린 사랑을 보여주고 계셨다. 천천히 알아가면서 느끼던 나의 사랑과는 다른, 첫눈에 반해버린 사랑을 표현하신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니 시를 바라보는 즐거움이 더 커지는 거 같다.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면, 그 사람과 언제나 함께 하고 싶어진다. 그 사람이 있어야 숨을 쉴 수 있는 것 같은 기분, 당신이 없다면 숨이 막힐듯한 기분이 곧 사랑이라는 것을. 수영장 물속 바닥에서 느끼는 숨 막힘, 당신이 없는 세상에서 느끼는 감정이 그런 감정이 아닐까.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을 하게 된다는 것, 그건 상상조차 하길 싫은 감정이다 게다가 나의 사랑은 그대로인데 상대방은 헤어지길 원한다면 나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나와 다른 감정을 가진 그를 붙잡는 것이 진정 나를 위한 것일까. 결국 '네가 원하는 대로 너를 잊기로 한다'라는 구절을 보면서 더 많이 사랑하고 더 많이 아끼는 내가 너를 위해 할 수 있는 것이 그것뿐이라 가슴이 아파진다.
마치 큐피드의 화살을 맞은 것처럼, '사랑이 찔렀다'라고 표현하신 문장을 보면서 나의 사랑은 어땠던가 하는 생각에 빠진다. 그 화살에 찔려 사랑을 하는 동안은 느끼지 못하는 아픔은 관통한 뒤에는 이별의 아픔으로 찾아온다는 것을 왜 그때는 알지 못했을까.
내가 알고 있던 사랑의 모습이 아닌, 다른 사랑의 모습으로 다가와 설렘, 따스함을 동시에 안겨다 준 《먼 곳은 서운함이 없다》를 읽으며 홍광표 시인님의 시에 젖어들었던 날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