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주 백선 백화점 YA 역사소설
진저 박 지음, 천미나 옮김 / 안녕로빈 / 2024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해방 전후 격변의 역사 속에서 별처럼 반짝이는 기억의 기록!

YA_역사소설로 만나게 된 《신의주 백선 백화점》을 읽으면서 얼마 전 지나가 6 25사변이 떠올랐다. 우리 역사는 흘렀지만 그 역사 속의 기억을 하며 고통의 순간을 기억하는 사람들, 그리고 역사를 제대로 모르고 있는 청소년들에게 역사에 대한 관심을 일깨워 줄 수 있는 역사 소설이다. 일제 강점기인 1944년 한반도 북쪽의 항구 도시 신의주 그곳에서 벌어졌던 일을 소설 《신의주 백선 백화점》을 통해 만나보자.

열세 살 미옥은 일본인을 상대로 백화점을 운영하는 가족의 고명딸로 부족함 없이 지내고 있었다. 하지만 부족함 없는 생활 속에서도 미옥은 두 개의 세상 속에서 두 개의 존재로 살아가고 있다. 조선인이자 고명딸 박미옥으로 존재할 수 있는 집에서의 존재와 일본 신도를 숭배하는 히메코로 비치는 바깥세상에서의 존재. 이렇듯 혼란스럽기만 한 세상에서 살아야만 하는 사람들.

일제는 조선인 강제 징병도 모자라 학생들도 공장에 끌고 간다. 미옥 또한 염색 공장에서 강제 노역을 경험하며, 부모 없이 폭력과 학대를 받는 아이들을 마주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만난 소년 송호에게 레몬 사탕을 건넨다. 부모 없이 기숙사에서 생활하면서 염색 공장에서 일해야 하는 송호에 대한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진 않지만 미옥이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1945년 잠시나마 조선 해방의 기쁨을 누리지만 소련군의 북쪽 점령은 미옥의 삶을 흔들기 충분했다. 아버지와 헤어져있어야 했으며 오빠들이 운영하던 백화점마저 불타버린 폐허로 변하고 있는 신의주.

조선인의 정체성을 거부하고 일본인조차 선망하는 화려한 삶을 사는 환 오빠, 일제에 반감을 품고 형을 비난하면서 백화점의 실제 운영에 열의를 다하는 훈 오빠, 물려받은 재산과 화려한 물질에 관심을 두지 않고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부모님, 집안을 돌보는 아주머니. 미옥은 그들에게 반감을 품은 것은 아니나 정체성을 고민하며 세상을 알아가게 된다. 서울로 도망가야 하는 현실과 마주했을 때 어머니는 미옥과 아들이 아닌 부모 없는 아이들을 택했다. 그들을 돌보기 위해 이별해야 했다. 그 이별의 과정 속에서 서로의 생각이 다르다는 것을 다시금 느낀다. 자신들이 아닌 다른 이들을 위해 살아가는 어머니를 보며 미옥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일제와 소련군의 약탈과 방화, 폭력과 억압으로 자신이 믿던 세상의 이면을 경험하며 그로 인해 마음에 분노와 악이 자라고 있음을 감지한다. 그런 미옥이 생과 사의 경계에서 ‘머리통 하나가 쌀 한 자루’라고 말하는 경비대의 총구 앞에 서게 되고, 바로 그때, 강제 노역에서 만난 아이 송호에게 건넨 작은 친절로 인해 살아남게 된다.

《신의주 백선 백화점》 속에서 전쟁에 대한 자세한 묘사를 만날 수는 없으나, 일본에 의해 부모를 잃은 아이들, 강제징용과 아이들이 일한 염색 공장의 모습을 통해 노동력이 착취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우리가 직접 겪은 일은 아니지만 알고 있던 역사의 순간들을 미옥의 삶으로 만나게 되니 안타깝기만 했다. 전쟁과 분단으로 생이별하게 된 미옥의 가족의 고됨은 우리 민족의 역사였기에 더욱 그러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