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는 비밀을 얘기해 책이 좋아 3단계
잠자 지음, 히히 그림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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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마음을 알아줄 존재가 있었으면 하는 마음을 담은 현실과 환상의 경계에 있는 다섯 편의 단편집

무언가 비밀을 소곤대는 모습에 그 비밀을 몰래 엿듣고 싶은 마음, 누구에게나 비밀은 있다는 사실을 증명이라도 하듯 아이들에게도 부모가 모르는 비밀은 있다. 그런 자신만의 비밀을 누군가에게 털어놓게 되는 순간의 설렘과 짜릿함이 느껴지는 듯한 이야기가 읽고 싶어서 읽게 된 잠자는 비밀을 얘기해는 아이와 함께 읽어보면 좋을 책이라 더욱 기대되었다.

《잠자는 비밀을 얘기해》에는 다섯 편의 단편동화가 실려있고 각 단편들은 연결되지 않지만, 그 속에는 불안과 억압, 결핍과 외로움 등 조각난 아이들의 마음이 담겨 있다는 것은 같았다. 우리가 눈치채지 못하는 사이에 금이 가서 조각나버린 아이들의 마음. 그런 아이들의 마음을 보듬어주고 이해하는 것이 쉽지 만은 않다. 하지만 《잠자는 비밀을 얘기해》를 읽으면서 조금이나마 소외되어 있던 아이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게 된 거 같은 기분이다.

그런데 손으로 아무리 곁을 더듬어 보아도 두두가 없었다. 혹시 엄마가 음악을 들으려고 두두를 데려간 걸까? 아빠가 장갑을 껴본다고 두두를 안고 있을까? p.27

쓰레기장에서 주워온 봉지 속에는 강아지가 있었고 두두라고 이름 지었다. 하지만 내가 데려온 강아지 두두는 엄마의 눈에는 추억 속의 마이마이로, 아빠의 눈에는 할머니가 만들어주신 빨간색 장갑으로 보였다. 그리고 갑자기 사라진 두두를 찾아 헤매다 발견했을 때는 모두의 눈에 강아지로 보였다. 다시 찾고 나서야 강아지로 보인 이유는 무엇일까? 나의 추억과 그리움을 채워주기 위해서 돌아온 것일까 하는 생각을 하며 내가 잊었던 추억 속의 물건을 생각해 본다.

두 번째 단편동화인 <마크>에는 지하라는 이름을 가졌다는 이유로 지하실이라고 불리며 아이들과 어울리지 못하던 아이. 다른 아이들과 달리 만년필을 쓰면서 어울리지 못하지만 특별해지고 싶다고 느끼던 아이. 그런 지하에게도 친구가 생긴다. 전학 온 한빈은 모두와 친하게 지낼 수 있는 친화력을 지니고 있었다. 그런 한빈과 친해져 다른 아이들 앞에 나서고 싶은 지하의 마음, 지하의 상처가 얼룩져 까맣게 어두워진 것처럼 어느 순간 보이던 한빈의 등에 보이던 까만 점은 무엇이었을까? 한빈은 지하의 상처받은 마음이, 아이들과 어울리고 싶었던 만들어낸 존재였을까?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담아두고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주위에는 모래가 생겨났다. 모래가 늘어날수록 하지 못한 말을 쌓여갔고 답답함도 커져만 가고 있음을 보여준 <그러니까,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는 일들을 해야 할 때 아이들은 재미를 느끼지 못한다. 게다가 무기력하게 억지로 해야 하는 일들은 피하고 싶어진다. 그런 아이들의 마음은 나비가 되기 전 번데기로 되어야만 하는 숙명을 지닌 것처럼 잠에 빠져든다. 제니의 비밀을 듣기 위해 만났지만 단잠에 빠져버린 제니 곁을 지키며 제니가 깨어나기만을 기다리는 <잠자는 제니와 비밀을 얘기해>였다.

반장에게 밀려 만년 2등이던 내가 몰래 훔친 반장의 안경. 언제나 반장처럼 되라고 이야기하던 엄마의 잔소리와 반장이 나가니까 나갈 수밖에 없었던 수학경시대회. 반장의 안경만 있으면 반장처럼 시험을 잘 볼 수 있을 줄 알았지만 그 안경은 나를 수학경시대회 성적을 높여준 것이 아닌 반장처럼 옥상으로 데리고 가버린다. 내 마음과 상관없이 억지로 해야만 하는 일들로 힘들어하는 아이들의 마음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 <내 마음은 몇 제곱미터인가?>였다. 아이들이 자신의 의지로 살아갈 수 있도록 곁에서 응원해 주는 것이 필요함을 다시금 알려준 동화였디.

현실 속에서 느끼는 불안함과 다른 이들에게 받는 억압으로 외로움을 느끼는 아이들의 마음을 대변해 준, 《잠자는 비밀을 얘기해》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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