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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번관에 어서 오세요
카노 토모코 지음, 김진희 옮김 / 타나북스 / 2024년 5월
평점 :
절판
남쪽 외딴섬에서 공동생활을 시작하게 된 4인의 이야기
《210번 관에 어서 오세요》라는 제목만으로 판타지를 상상한다면 오산이다. 책을 읽으면서 210번 관으로 가게 되는 4인의 모습은 사회 어느 곳에서건 볼 수 있는 모습이었다. 온라인 게임 세상에서 살면서 자택 경비원과 다름없는 영락없는 백수인 나 (게임상의 별명인 찰나), 게다가 이름보다는 찰나로 더 많이 불리는 남자. 여러 번이 구직활동에서 실패의 경험만을 하고 결국 외동이니 부모님 집에 얹혀살면서 죽을 거라는 기가 막히는 소리를 하는 찰나. 그런 소리를 하는 모습을 본다면 부모의 입장에서 분통이 터질 수밖에 없다. 자신의 앞가림을 하지도 못하고 캥거루족으로 살려는 찰나. 그렇게 찰나는 얼굴 한번 본 적 없는 외삼촌의 유산상속으로 남쪽 외딴섬에 가는 동시에 버려졌다. 연락처를 바꾸고 이사를 해버린 부모님. 그렇게 덩그러니 남쪽 외딴섬 수련관인 이곳에서 홀로 지내기 시작한다. 홀로 자립할 수 있는 생활비를 챙겨준 아빠의 배려 덕분에 자신이 좋아하는 게임을 할 수 있는 인터넷망을 구축하고 했다. 그리고 먹거리는 섬에 있는 할머니 할아버지를 돕거나, 잡어를 얻어와서 그곳에서 만난 고양이 차토와 함께 살고 있다.
홀로 생활하게 되니 찰나도 자신의 살아갈 미래에 대한 걱정을 하기 시작한다. 결국 자신이 지내고 있는 210번 관에 함께 머무를 사람을 받기로 한다. 그렇게 받게 되는 생활비로 아끼며 살기로 결심한 찰나. 성적은 뛰어나지만 사회생활을 하기에는 부족한 히로가 210번 관에 오게 되면서 둘이서 지내는 시간이 시작된다. 각자 맡은 집안일을 하면서 생활하고 자 했던 찰나의 생각과는 다르게 돌아가지만 삐거덕거림 속에서도 시간은 흘러간다. 두 사람은 게임을 통해 더 친숙해진다. 그리고 그곳에서 처음 겪게 된 누군가의 죽음으로 그곳에 의사가 없다는 사실이 불편하다는 것을 다시금 느끼며 게임에서 만난 [BJ]를 섬으로 불러들이게 된다. 그곳에 머무르며 의사 노릇을 톡톡히 해달라는 목적의 찰나와 다르게 [BJ]는 산과 전문의였다는 사실을 웃지 않을 수 없었다.
섬에서 우체국 국장일을 하시던 할아버지의 죽음으로 우체국 국장 임무를 해보겠냐는 제의를 받지만 그 조건을 충족시키려고 하니 부모님의 도움이 필요했다. 그러던 중 변호사의 제의로 210번 관에 머무르게 된 사토시는 요주의 인물이었다. 사토시 또한 부모의 버림을 받은 것이나 마찬가지지만 사토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눈치였다. 친해지고 싶어 함께 온라인 게임을 즐겼지만 사토시의 행동은 민폐 그 자체였다. 이렇듯 너무나도 다른 네 명의 남자와 고양이 한 마리가 머무는 210번 관 이 있는 남쪽 외딴섬. 그곳에서 이들은 그전과 다른 삶을 살게 된다. 각자의 사정으로 모이게 된 사람들, 그리고 그들이 나아가는 미래. 《210번 관에 어서 오세요》를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어느새 응원하게 되었다.
사회에서는 소외되고 적응하기 힘들었던 4인조가 남쪽 외딴섬에서 문화와는 거리가 먼 생활을 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담은 《210번 관에 어서 오세요》. 책을 읽으면서 이런 곳이 정말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 사람들이 조금씩 적응하며 자립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는 이곳, 한번 구경 가보고 싶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