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부부의 티격태격 제주살이, 지친 일상에 선사하는 공감과 위로 제주하면 우리나라이지만 너무 멀다는 느낌에 마치 외국과도 같은 기분이 든다. 제주를 결혼하기 전 대학시절 졸업여행으로 한번 가고 난 후 결혼 후에 두 번을 다녀왔다. 살면서 제주를 방문한 횟수가 한 손에 꼽을 정도니 내게는 마치 외국과도 같다는 것이 증명된 셈이다. 아이를 키우면서 직장을 다니지 않고 있는 나와 달리 가장인 남편은 아이들이 자라고 나면 캠핑카를 사서 전국을 돌고 싶다는 꿈을 종종 이야기하곤 한다. 그렇게 이야기하면 옆에 있던 나는 재밌겠다는 이야기와 함께 고양이들 여덟 마리까지 다 데리고 가야 한다면 웃곤 한다. 그렇게 흘러가는 듯한 이야기를 하곤 하는 은퇴 이후의 이야기를 아무튼 제주에서 만났다. 엄봉애 작가님께서는 남편분과 함께 은퇴 이후 짧으면 한 달, 길면 두 달 동안 제주에 머무르는 생활을 해오고 계신다고 한다. 한창 제주 한 달 살기나 외국에서의 몇 달 살기가 유행처럼 번지던 때에 나도 한번 제주도에서 한 달 살아볼까 하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우리나라이면서도 제주에 심어진 가로수만 봐도 해외를 연상케하는 모습이기에 설렘이 클 수밖에 없다. 그런 설렘의 시간을 갖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결단이 필요하다. 🏷️ 처음의 시작은 온통 망설임이었다. p.9새롭게 시작하기 위한 망설임은 누구에게나 있다는 것을 아무튼 제주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제주에서의 생활은 새로운 경험이자 모험이고, 하던 일을 중단해야 하기에 더욱 망설임은 크셨을 것이다. 게다가 각자 개인 생활의 시간은 사라지고 오롯이 남편과 둘이서 보내야 하는 시간이 계속된다면 어떨까? 함께 등산을 하고 산책을 가고, 제주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는 시간을 보내는 것이 좋을 거 같으면서도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내다 보면 다투기도 할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제주》는 단순히 일 년의 반을 제주에서 보낸 작가님의 에세이라기보다는 나와 다른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인 동시에, 그 삶에서 느낄 수 있는 교훈을 주기도 했다. 각자 다른 삶을 살지만 그것 또한 삶이기에 작가님의 제주에서의 생활을 읽으면서 사람 사는 이야기에 푸근함과 따스함을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인지 책을 보는 내내 제주도로 떠나고 싶은 마음에 마음이 붕 뜨는 기분이었다. 바다만 바라만 보고 있어도 마음 편해지고 행복할 거 같은 제주도에서의 일상을 볼 수 있었던 《아무튼 제주》였다.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