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사어를 치유하고 타인의 상처를 위로하는 법 내게 '아일랜드 쌍둥이'라는 단어는 너무나도 낯설었다. 소설의 제목인 동시에 책 속에서 언급되었듯이, 같은 해에 태어나 생일이 일 년이 채 차이 나지 않는 형제, 자매, 남매를 일컬어 '아일랜드 쌍둥이'라고 한다. 쌍둥이라고는 하지만 한날한시에 태어난 것과는 다르게 생김새도 다를 것이라는 생각에 쌍둥이라고 불려도 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소설 속의 재이와 존은 아일랜드 쌍둥이로 자라며 존은 재이의 뒤를 따를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재이가 아프기 시작하면서 동생이었던 존은 재이에게 모든 것을 양보해야만 했고, 어쩔 수 없이 형의 역할을 해야만 했다. 《아일랜드 쌍둥이》는 한국에서 살던 아버지가 할머니와 함께 미국으로 건너가 어머니를 만나 아이를 낳아 기르는 과정에서 '아일랜드 쌍둥이'인 형 재이와 자신(존)을 낳고 그곳에서 지내온 시간을 시간적인 순서에 상관없이 이야기하고 있다. 재이가 아프고 난 뒤로 재이가 되기로 다짐했던 존은 재이를 대신해서 군인이 되려고 했었다. 하지만 그곳에서 겪은 일들은 존을 재이를 넘어서지 못하는 존재로 만들었다. 재이가 아프게 되면서 자신도 아프게 될지 모른다는 생각을 했지만 군대에서 겪은 사건으로 자신도 아프게 될까 봐 걱정하게 된다. 그리고 그런 일련의 일들은 존에게는 상처로 남아 벗어날 수 없는 올가미를 만든다. 재이를 따라 했던 존은 자신 속에서 재이를 마주하게 되었듯, 재이도 존을 보면서 자신의 모습을 보았을지 궁금했다. 그리고 존은 재이가 떠난 이후 그 공백을 간직한 채 아무렇지도 않은 듯 살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자신의 집에 머무르게 된 수희를 통해서 미술 치료 워크숍을 가게 되면서 자신 속에 있던 상처들과 마주하는 시간을 가지게 된다. 그리고 형인 재이를 좋아했던 리사가 자신을 기억하지도 못하는 모습에 마음 아파하던 날 존은 리사와 마음을 나누게 된다. 아픈 형 재이로 인해 어느 누구에게도 오롯이 사랑받을 수 없던 재이는 리사의 사랑을 받으면서 완전해진다는 생각을 했는지도 모른다. 《아일랜드 쌍둥이》는 단순히 먼저 떠나보낸 형 재이에 대한 아픔과 상처, 그리고 슬픔을 가진 존의 이야기가 아니다. 존으로 대변되는 인간에 대한 삶을 보여주고 있다. 고통에서 벗어날 수 없는 우리의 모습, 사랑받고 싶은 우리의 모습, 자신의 의지대로 움직이지 않는 삶에 대한 원망을 가진 우리의 모습까지도 존을 통해 보여준다. 존의 모습이 어쩌면 나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니 더욱 측은하게 느껴졌다. 나만 아픈 것이 아니라 인간으로 태어났기에 누린 행복과 버금가는 슬픔을 겪어야만 하는 우리의 삶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그러는 동시에 미술 치료 워크숍을 통해서 존이 그 슬픔들을 이겨내고 한걸음 나아가기를 응원하게 되는 이야기였다.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