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름 노랑나비
한정기 지음 / 특별한서재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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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여섯 살 소녀와 구십네 살 할머니가 나눈 먼 과거와 현재의 이야기!

이번에 만나게 된 특서 청소년 문학은 《그 여름 노랑나비》로 열여섯 살의 손녀 채고은이 함께 살게 된 구십네살의 할머니에게 듣게 된 할머니의 과거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할머니가 살아온 오랜 세월 속에는 전쟁의 역사가 담겨있었기에 그 이야기를 듣는 고은뿐만 아니라, 책을 읽게 된 독자에게도 의미 있는 이야기였다.

내 삶은 오늘부로 완전히 엉망이 될 것 같다. 아니, '될 것 같다'가 아니라 '되고 말았다.' 내 의지와는 전혀 상관없이 말이다. p.7

외할머니와 함께 살게 된 고은은 외할머니가 오시게 된 것이 탐탁지 않았다. 방이 세개인 서른두 평 아파트에서 고3인 오빠와 함께 방을 쓰실 수 없는 외할머니와 함께 방을 써야 했기 때문이다. 프라이빗한 공간이 필요하다는 말을 했다가 도리어 엄마에게 혼만 날뿐이었다. 자신의 방을 빼앗기고 혼자가 아닌 외할머니와 함께 써야 한다는 사실에서 그치지 않고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와서 외할머니를 돌보는 일까지 떠맡게 되자 더욱 골이 날 수밖에 없었다. 고은의 심정은 날벼락을 맞은 것과 다름없었다. 그렇게 외할머니와 유쾌하지 않은 동거가 시작되었다.

연세가 많으신 할머니를 돌보기 위해 요양보호사 이모님이 오시고, 가실 시간에 고은과 바통터치가 된다. 때로는 아기 같고 때로는 할머니 같은 모습을 보게 되는 고은은 할머니께서 들려주시는 할머니의 과거 이야기에 푹 빠지게 된다. 때마침 사회 과제로 제출해야 할 내용과 맞물려 고은은 할머니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는다.

그 옛날 국민학교만 다니고 집에서 살림을 도와야 했던 외할머니 (김선예). 키가 크지만 손은 야물어 수를 잘 놓았다. 온 가족이 똥손인 가운데 고은이 금손인것은 이런 외할머니의 손을 물려받은 것이리라고 이야기를 들으며 짐작하기도 했다. 평화로워 보이기만 했던 일상에 변화가 생기고 친하게 지내던 화자, 순덕은 피란 길에 오른다. 선예만은 어린 동생들이 있어 피란을 가지 않고 큰오빠만 처가로 피란 가기로 했다. 그렇게 생이별은 시작되었다.

평화의 반대말이 전쟁일까? 전쟁은 그렇게 평화로운 일상을 흔들고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갔다. 무엇을 위하여 전쟁을 하는 것일까? 무엇 때문에 전쟁을 벌이고 서로의 목숨을 탐해야만 하는가? 납득할 수 없지만 서로의 목숨을 지키기 위해 상대방의 목숨을 노릴 수밖에 없는 현실이었던 과거의 이야기를 들으며 고은은 여러 생각들을 떠올린다. 그런 시대에 살았던 할머니는 여전히 마음이 고우시다. 북한군을 보고도 안타까워하셨다고 하니 고은은 사뭇 이해가 되지 않는다.

북한군이 머물다 떠날 때 함께 날아가던 수많은 노랑나비가 외할머니의 기억 속에 남아있었다. 그렇게 할머니의 과거 이야기는 역사와 맞물려있고, 이 책의 제목이 된 것도 그런 모습에서 비롯되었으리라. 사람이 죽으면 나비가 되어 날아가기라도 하듯 돌아가는 북한군을 따라 날아가던 노랑나비의 모습이 상상이 가지 않지만 고향을 그리워하는 이들의 마음이 그대로 담긴듯하다.

외할머니께서 들려주시는 이야기를 들으며 지금의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와는 다르다는 사실을 새삼 놀라워하던 손녀 고은. 책을 읽는 우리의 모습도 고은과 다르지 않다. 그런 과거가 있기에 우리의 현재가 있기에. 우리는 다양한 문제들 앞에서 어떤 선택을 하면서 살아야 할지 생각해 보게 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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