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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이커 ㅣ 래빗홀 YA
이희영 지음 / 래빗홀 / 2024년 5월
평점 :
눈뜨니 다시 열다섯 친구를 구하고 사랑도 지켜낼 다섯 번의 시간 여행
우리는 수많은 선택을 하면서 살아간다. 그리고 그 선택에 만족하기도 하고, 때로는 후회하기도 한다. 우리는 그렇게 살아가고 있다. 그런 우리의 마음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 이희영 작가님의 신작 셰이커에서는 다섯 번의 시간 여행을 통해 후회로 물든 자신의 선택과 마주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그 모습을 보면서 내가 마치 셰이커의 주인공 나우가 된 기분이었다. 나우가 되돌아간 과거의 시간 속에서, 나의 시간을 들여다보게 되기도 했다.
찰나의 선택으로 인생의 궤도가 살짝 어긋났다는 사실을 너무 늦게 눈치챘다. 하지만 열다섯 나우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엇갈린 운명은 궤도가 어긋난 것인지, 어긋나려는 궤도가 간신히 정상으로 진입한 것인지 서른둘이 된 지금도 모르기는 마찬가지였다. p.112 ~ p.113
나우는 오랜만에 고등학교 친구인 한림, 성진을 만난다. 그리고 오랜만에 추억 이야기를 나누다 열아홉이던 해에 자신들의 곁을 떠난 친구 이내를 떠올리게 된다. 이내가 떠난 후 슬픔에 빠져있던 그의 여자친구인 하제와 더욱 가까워지고 지금은 서로 사귀는 사이다. 그런 둘의 사이를 알고 있는 한림은 나우를 비꼬는 말을 내뱉고 그것이 불편했던 나우는 그 자리를 피하며 얼마 전 샀던 다이아몬드 반지를 만지작거린다. 하제에게 프러포즈를 하려고 생각하던 나우는 그의 마음에 확신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자신이 하제와 함께 하면서 이내를 떠올리듯 하제도 자신을 보며 이내를 떠올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에 불안하기만 하다.
그런 나우의 불안한 마음을 알기라도 한 듯, 이내가 키우던 고양이 잉크와 닮은 고양이를 따라 들어간 바에서 마시게 된 칵테일은 나우를 특별한 여행으로 안내하게 된다. 이내와 함께 보내던 열아홉의 시간, 그리고 자신이 가야 할 엄마의 심부름을 대신 이내에게 부탁해 하제와 만나게 만들었던 순간의 열다섯 살, 그리고 이내가 없는 나우와 하제의 시간. 그렇게 나우는 과거의 시간 속으로 돌아가 그리웠던 친구 이내를 만나게 된다.
"어떤 선택을 하든, 그 결과 어떤 삶을 살고 어떤 사랑을 시작하든 모든 이의 선택은 어렵고 두렵고 또 복잡합니다." p.198 (바텐더)
자신의 열아홉으로 돌아가 이내의 죽음을 막고자 하는 나우에게 바텐더가 건넨 그 말은 어쩌면 우리 모두에게 건네는 말인지도 모르겠다. 우리의 삶 속에서 우리가 하는 수많은 선택들에 대한 두려움, 그럼에도 다시 돌아가 새로운 미래를 만들고자 하는 나우. 하지만 지금 나우가 하고 있는 과거 여행은 나우의 과거를 바꾸기 위한 여행이 아닌 그의 마음을 다시 한번 다잡게 만들기 위한 노력의 산물이었음을 뒤늦게 알게 된다. 그리고 자신의 생각과는 다른 결과가 찾아오더라도 자신이 내린 선택을 밀고 나가려는 나우의 마음을 엿볼 수 있었다. 나우와 하제가 어떤 미래를 만들게 될지 알 수 없지만 이제 나우는 이내에 대한 불편함은 줄어들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