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돈키호테
김호연 지음 / 나무옆의자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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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절 우리는 모두 주인공이었다

누구에게나 그리운 시절이 있다. 그 시절을 이야기하는 드라마 속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를 들으면 그 노래를 들었던 나의 추억이 떠오르고, 누군가를 우연히 마주치게 되면 그때의 추억이 떠오른다. 그렇게 우리는 추억을 그리워하고, 추억을 안고 살아간다. 《나의 돈키호테》 역시 우리의 추억에 관한 이야기이다. 주위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누군가가 소설의 이야기로 등장하고, 그들의 어려움, 슬픔, 그리고 서로를 통해 치유되는 기쁨과 행복을 통해서 위로받았던 불편한 편의점 두 권을 통해 김호연 작가님의 신작인 나의 돈키호테 또한 어떤 위로를, 혹은 마음의 힐링을 전해줄까 하는 기대를 갖게 만들었다. 그런 기대감이 작가님께는 부담이었을지 모르지만 책을 읽고 난 지금 김호연 작가님만의 위로를 받은 기분이라 행복해짐을 느낀다.

자신의 커리어를 위해 쉼 없이 달려왔던 진솔은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한 회의감으로 하던 일을 그만두고 고향인 대전으로 내려와 엄마 집에 얹혀사는 신세가 된다. 그렇게 일주일간의 쉼은 진솔을 다시금 움직이게 만드는 에너지를 비축하는 시간이었고, 그 시간 속에서 진솔은 추억 속의 '돈키호테 비디오' 간판을 보게 된다. 그곳에 언제나 있을 거 같던 돈키호테라고 자부하시던 돈 아저씨 대신 휑한 모습에 마음이 좋지 않던 진솔은 그곳에서 새로운 시작을 한다.

사라진 돈 아저씨를 찾기 위해, 돈 아저씨의 아들인 한빈과 함께! 그 시절 아저씨가 돈키호테였다면, 진솔은 돈키호테를 보좌하는 산초로 다시 돌아가는 추억과 마주하게 된다. 지하에 있는 '돈키호테 비디오'에서 지내면서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고 돈키호테 아저씨를 찾기 위한 여정이 시작된다. 돈키호테 아저씨를 아는 지인들을 통해 진솔과 한빈은 자신들이 알지 못했던 돈 아저씨의 이야기를 듣게 되고, 인터뷰이와의 만남을 채널에 소개한다. 그리고 자신의 추억 속에 있던 비디오와 책을 통해 채널 돈키호테 비디오의 아미고스들과 소통한다.

돈 아저씨를 찾기 위한 여정은 쉽지 않았다. 그를 아는 사람을 찾는 과정부터 난관에 부딪히지만 진솔과 한빈은 포기하지 않고 돈 아저씨에 대한 단서를 찾는다. 그런 과정 속에서 잊고 지냈던 라만차 클럽과의 조우, 그리고 돈 아저씨만의 꿈과 희망을 만나게 된다. 그렇게 돈 아저씨를 찾았을 때 진솔의 기쁨은 그대로 전해져와 따스함을 안겼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도 자신의 꿈을 놓지 않고 있는 돈 아저씨를 통해 나도 무언가를 위해 나아가야 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돈키호테 비디오는 매개체다. 나도 매개체다. 여기 모인 우리는 모두 장영수 씨 덕에 만날 수 있었다. 고로 그도 매개체다. 인간은 서로에게 매개체다.
돈 아저씨와 나, 그리고 라만차 클럽과 채널 돈키호테 비디오의 아미고스. 우린 모두 친구다. p.389

지금 이렇게 《나의 돈키호테》를 읽고 있는 독자로, 그리고 김호연 작가님의 작품을 읽게 해주신 나무 옆 벤치 출판사. 어쩌면 우리도 서로가 서로에게 매개체가 아닐까. 좋은 글을 써주시는 작가님, 그 글을 출간해 주시는 출판사, 그리고 그 글을 읽는 독자. 다 함께 서로의 매개가 되어 갈 수 있음을 새삼 느끼게 해주며, 이 또한 하나의 추억으로 기억되리라 생각된다. 하나의 추억이 될 《나의 돈키호테》 가제본을 출판사로부터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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