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탕 출퇴근
정용대 지음 / 서랍의날씨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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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퇴근 카풀 속에서 벌어지는 다섯 남녀의 좌충우돌 이야기

장시간 대중교통으로 힘들어 본 직장인이라면 한 번쯤 떠올려보았을 카풀. 고등학교를 살던 곳이 아닌 버스를 타고 가야 하는 상황이어서 버스로 카풀을 하고 다닌 적이 있었다. 등교 시간을 맞추기 위해서 내가 버스에 타는 시간은 6시 30분이어서 늦어도 6시에는 일어나야 했다. 아침을 먹고 버스를 기다리는 시간은 길었다. 그리고 버스에 올라타 그 주변의 다른 학생들까지 타고 나서야 학교로 향할 수 있었다.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시간이 대략 40분~ 50분 정도 소요되었지만, 그 버스가 아니라면 갈아타고 가야 하는 시간이 더 오래 걸리기에 3년 동안 그 버스를 타고 등하교를 했었다. 그런 적이 있다 보니 직장인들의 카풀기는 어떨지 궁금해졌다.

직장으로 오고 가는 차 안에서의 시간, 낯선 사람들과 대화 한마디 없이 가는 것도 답답하지만 너무 많은 감정을 소모하게 된다며 더 피곤해질지도 모를 카풀. 단순한 카풀이라기보다는 '출퇴근 겸 운전 연습'을 겸하였기에 다른 곳과 다른 느낌을 받게 된 아영은 지하철에서의 지옥과도 같은 시간에서 벗어나서 가는 동안 잠시 잠을 청할 수도 있는 카풀을 택한다. 다섯 명의 사람이 모이고 각자 요일별로 운전을 하고 출퇴근을 한다.

다 같이 모여 처음으로 운전을 하게 된 아영은 조수석에 앉은 승규의 말투가 너무나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혼자 단정 지어 이야기를 하고, 그 와중에 깔보는 듯 구는 승규. 복잡한 회사 근처에서 주차를 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그러다 다른 차를 긁어버리는 사고를 치게 된 아영. 출근 시간에 늦을 수 없다며 자신을 그냥 놔두고 가버리는 사람들이 야속하기만 하다. 그렇게 시작된 월요일은 하루 종일 힘들었고 퇴근하려는 순간 일이 생겨 모이기로 한 시간보다 몇 초 늦어버리기까지 한다. 집합 시간인 6시 30분이 되었을 때 오지 않았다면 지체 없이 출발해버리는 조금은 삭막함이 야속하기만 한 아영. 네 사람과의 카풀은 순조로울 수 있을까?

시간의 강박이라도 있는 듯 보이는 승규. 시간 개념이 철저하다는 표현으로도 모자란 승규. 그런 승규에게 절체 절명의 순간이 다가오고 아영은 그런 승규를 골탕 먹이고 싶으면서도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수용한다. 그리고 승규는 자신의 위기 상황에서 구해준 하림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기도 한다. 친목 따윈 없이, 오직 출퇴근만을 위해 모이게 된 다섯 명의 모습에 처음에는 개인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서로의 삶에 한발씩 다가가 각자가 처한 위기를 구해주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따스해졌다. 그들과 함께라면 출퇴근길도 신나고 재밌을 것만 같았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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