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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용
수산나 이세른 지음, 로시오 보니야 그림, 윤승진 옮김 / 아름다운사람들 / 2024년 3월
평점 :
따뜻함으로 이어진 작은 세상
우리는 상대방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을까요? 자신의 마음을 이해하고 공감해 주는 이에게 어떤 마음이 드나요? 누군가의 마음을 들어주고,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 간단하고 단순한 듯싶지만 사실 싶지 않아요. 공감의 순간에 그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기보다 왜 그랬을까? 라는 이성적인 판단이 먼저 고개를 내밀고 그 말을 한다면 상대방은 이내 실망해버려요. 알면서도 그 순간에 제대로 해주지 못한 공감과 이해를 바탕으로 한 포용의 마음에 대한 후회가 밀려오기도 해요. 그림 동화인 포용에는 나의 마음을 이해해 주는 대상이 곁에 있어요. 그 대상으로 하여금 용기를 얻고 나아갈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어요. 아이들의 순수하고 따스한 마음에서 느껴지는 포용을 만나볼까요?
《포용》에는 열세 가지의 이야기가 등장해요. 그 이야기를 읽다 보면 내가 아이와 같은 상황이었다면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이해해 주었을까 하는 마음이 들어요. 자신의 진짜 마음을 숨기고 상대방의 마음을 먼저 헤아려주는 배려를 지닌 아이들, 그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나의 아이들도 그런 마음을 지니고 상대방에게 배려하기를, 포용하기를 바라게 돼요. 그런 동시에 나도 아이들에게 그런 마음으로 바라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마리나는 집으로 돌아와 자신의 스파이더맨 의상을 입고, 아끼는 공룡 인형을 가지고 노는 호르헤를 발견해요. 그 순간 마리나는 화가 나서 폭발하려고 했어요. 하지만 자신이 사촌 오빠 방에서 몰래 놀다 들켰을 때, 화를 내는 대신 자신의 마음을 이해해 주던 사촌 오빠의 마음을 떠올리며, 호르헤와 함께 놀아누는 마리나를 보면서 대견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내가 느끼는 대견함 이외에도 호르헤에게는 따뜻한 마음 한 조각이 생겨났어요.
그런 따뜻한 마음 조각은 호르헤가 이사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혼자 놀고 있는 나임에게 함께 놀자고 말하는 따스함으로 바뀌어요. 그리고 그런 따스함을 느끼게 된 나임은 할아버지 할머니의 이사로 슬퍼 울고 있는 토니의 말을 끝까지 들어주고 공감하는 것으로 이어져요. 나임으로 마음속에 있던 슬픔은 사라지고 시원한 바람이 불었다는 토니는, 수도관이 터져 물난리가 난 집의 가장 막내인 멘시아를 초대해서 위로를 건네는 마음으로 이어져요.
누군가에 받은 진실하고 따듯한 마음 한 조각은 스스로 자신의 힘을 발견하고 자신이 누구인지에 대해 당당하게 확신을 가지게 해요. 그런 내면의 힘은 또 다른 친구들의 마음과 마음으로 이어지죠. 공감을 통한 이해와 포용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 아름다운 그림책은 아이들 내면의 따뜻하고 빛나는 마음을 발견하게 되는 것이죠. 그리고 그 따듯하고 용기 있는 마음들의 선순환이 우리 자신과 우리의 공동체를 어떻게 바꾸는지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어 보는 내개 행복했던 《포용》이었어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