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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보그 가족의 밭농사 - 조기 은퇴 후 부모님과 함께 밭으로 출근하는 오십 살의 인생 소풍 일기, 2023년 국립중앙도서관 사서추천
황승희 지음 / 푸른향기 / 2023년 3월
평점 :
조기 은퇴 후 부모님과 함께 밭으로 출근하는 오십 살의 인생 소풍 일기
친정 부모님께서 농사를 지으시다 보니 어릴 적부터 농사일을 도와야 했다. 모내기하기 전 모판을 만들거나, 농사일로 바쁘신 엄마 대신 집안일을 하는 건 당연한 듯 흘러갔다. 초등학교 1학년 때 태어난 막냇동생을 업고 다니면서 농사가 얼마나 힘들다는 것을 알고 있다. 사계절 중에서 그나마 수월한 겨울에도 비닐하우스를 하셨던 때에는 수확하는 호박이나 딸기를 담을 상자를 접는 일도 해야 했다. 그렇게 힘든 농사일을 선택한 작가님의 모습을 보면서 나였다면 그런 선택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친정 엄마는 고된 농사일에 우리에게만은 시키고 싶지 않아 하셨기에 부모님과 밭농사를 짓기로 결심하고, 그런 삶을 살아가는 작가님의 모습이 궁금하기도 했다.
그리고 책의 제목이 왜 사이보그 가족일까 하는 궁금증은 책을 읽다 보니 풀렸다. 나이가 들면서 이곳저곳 고장 나버리는 신체의 일부분이 다른 것으로 바뀌어서 였음을 알 수 있었다. 엄마의 귀에는 보청기가, 발목에는 철이 박혀 있고, 아빠에게는 틀니, 그리고 작가님은 임플란트를 해서 구강 엑스레이를 찍으면 나사가 살벌하게 보인다고 하는 부분에서 더욱 작가님께서 사이보그 가족이라고 하신 부분이 이해가 되었다. 그러면서도 나이 들어감이 느껴져 마음이 아리기도 했다.
늙음이란 관념이다. 언제부터 노인이라 할 수 있는가. 노인이냐 아니냐는 연금 탈 때 말고 사실 의미가 없다. 오늘 할 수 있는 것, 내일 하고 싶은 것이 있냐 없냐가 중요할 뿐. p.20
너무나도 공감 가는 구절이었다. 나이 들어감에 따라 무력해진다는 것은 결국 자신이 나이 들었음을 의미하는 것이기에. 사이보그 가족의 밭농사 내용에서도 언급되었듯 허리디스크 수술 후 줌바댄스 실버반에 등록을 하시고 그곳의 어르신들께서도 이야기하신 부분이었다. 코로나로 수업이 중단된 동안 너무나도 무기력해서 사는 게 재미가 없으셨다는 이야기. 그 이야기를 통해 살아가는 즐거움, 하고 싶어 하는 것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느끼게 되었다.
직장의 이전으로 이사를 가게 되고, 그곳에 자리 잡으면서 부모님과 함께 밭농사를 위한 땅을 알아보고, 여러 절차를 따르면서 했던 시행착오들. 그리고 함께 시간을 보내며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각자 몸은 스스로 챙기기를 권하기도 하는 모습. 그리고 나와 다른 1인 가구의 삶을 살아가는 작가님의 모습 또한 인상적이었다. 삶이 하나의 모습만 가지고 있지 않기에 자신의 삶에 만족하기도 하고, 다른 삶을 꿈꾸기도 하기에 작가님의 모습이 부러워지기도 했다. 그리고 두 마리 고양이와의 삶을 보면서 상처를 보듬어 주고 위로해 주는 대일밴드 같다고 하신 모습을 보면서, '나에게는 여덟 개의 대일밴드가 있구나.'하고 생각하며 혼자 웃었다.
조기 은퇴 후 프리랜서의 삶을 살아가는 동시에 밭으로 출근해서 부모님과 함께 밭농사를 지으시는 작가님의 삶을 살아가시는 모습을 보여주는 《사이보그 가족의 밭농사》를 통해 가족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다. 함께하며 서로 의지하고 살아갈 수 있기에 가족이 아닐까. 소중한 가족과 함께 하는 삶이야말로 행복한 삶이 아닐까. 인생 소풍 일기라고 표현된 띠지의 문구처럼, 작가님의 인생이 행복하고 소중한 소풍이기를 응원하고 싶어진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