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가면을 벗는다면 - 자폐인 심리학자가 탐구한, 자신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법
데번 프라이스 지음, 신소희 옮김 / 디플롯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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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인 심리학자가 탐구한, 자신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법

얼마 전 카밀라팡의 저서 《자신의 존재에 대해 사과하지 말 것》을 읽으면서, 자폐에 대해 몰랐던 사실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드라마에서 보여준 자폐의 성공적인 모습만을 상상한다면 그것은 가히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자신만의 세상에서 살아가는 자폐를 가진 이들은 자신이 만들어 놓은 상자 속에서 살아가기를 원한다. 결국 그 상자 또한 데번 프라이스가 이야기하는 가면일지도 모른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가면을 쓰고 살아간다. 자신의 속마음을 숨기고 상대방을 대하기도 하고, 가면을 쓴 채로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자신을 포장하고 있다. 그런 가면이 사라진다면 어떻게 될까 하는 생각을 문득해 보게 되지만 그런 세상은 힘들지 않을까? 여러 이유들로 만들어진 가면을 우리는 벗어던질 용기가 있을까?

가면 자폐증이란 대부분의 진단 도구와 거의 모든 언론매체가 묘사하는 표준 이미지에서 벗어난 자폐증 전반을 의미한다. 자폐증은 매우 복잡하고 다면적인 장애이기에 다채로운 특성과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가면 자폐증에는 계급, 인종, 성별, 나이, 의료접근성 부족이나 기타 질환 때문에 고통을 호소해도 진지하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도 포함된다. p.21

너무나도 낯설게 다가오는 가면 자폐증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으로 자폐증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단순히 설명만으로 이해하기 힘들 수도 있는 내용을 특성이라거나, 자폐의 징후 등을 들어서 이야기하고 있다. 자폐라는 개념이 낯설기도 하고 어렵기도 하다. 아이가 언어가 느리기만 하다고 생각하다 병원에서 진단을 받게 되고, 처음에는 믿고 싶지 않았고 아닐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런 마음은 아이와의 유대관계에서 좋지 않을 뿐 아니라 나에게도 좋지 않은 영향을 주었다. 아이의 성향을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힘든 과정의 연속이었다. 아이의 상황을 누군가에게 이야기하는 것조차도 쉽지 않았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도망칠 수 없기에 이 책을 읽으면서 아이에게 씌워둔 가면을 차츰 벗겨나가는 것이야말로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모두의 가면 뒤에는 깊은 고통이, 자신의 진정한 모습과 절대로 해서는 안 될 행동에 대한 온갖 고통스러운 신념이 숨겨져 있다. 따라서 가면을 벗을 때 제일 중요한 점은 가장 혐오하는 자신의 특성을 직시하고 이를 중립적으로 심지어 장점으로 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p.147

가면을 벗지 못한 채 눈앞의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약물 남용, 과도한 운동, 감정적 공의존, 사이비 종교 가입 등의 파괴적이고 강압적인 대처 방법에 의존하기도 한다는 사실은 더욱 마음을 무겁게 만들었다. 우리 사회는 여전히 자폐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이고 있고, 가면을 벗어야 하는 상황이 이어진다면 더욱 힘들지도 모른다. 자폐를 가졌다는 차이를 인식하고 서로가 다르다고 느낄 것이 아니라 똑같이 가치 있다고 여겨지는 세상이 오기를 바라본다. 스스로가 자신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며 살아갈 사회가 될 수 있는 가면을 벗어던질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라게 되는 책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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