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곧 시다 세계문학전집 타이피스트에서 출간한 <타이피스트 시인선>으로 만나보게 된 첫 번째 시집인 세계문학전집. 사실 너무나도 거창한 제목에 살짝 걱정스러웠던 게 사실이다. 시를 읽으면서 작가가 의미하는 바를 생각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다 보니 '시'라는 장르가 더 어렵게 느껴져왔다. 하지만 이번에 만나게 된 권혁웅 시인의 시는 삶은 곧 시라는 생각이 떠오르게 만들어준 시집이다. 권혁웅 시인의 시집을 처음 읽어본 독자로서, 권혁웅 시인의 시라면 시에 대한 어려움은 접어둘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에게 친숙한 소재를 사용하면서 작가만의 능청스러움과 날카로움이 그대로 녹아 있었다. 이 시집과 함께라면 인생의 단편을 재밌게 들여다볼 수 있을 것이다. 한때는 백의민족이라고 불리던 우리 민족은 어느새 '배달의 민족'이 되어 집에서 간편하게 따뜻한 음식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이런 바뀌어가는 외식문화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이 시를 보면서 절로 웃음이 나왔다. '라이더 지나간 곳마다 돼지 뼈 닭 뼈 무덤이 무더기로 생겨난다 그런가 보다 한다 무덤덤하다' 하는 구절에서는 배달 음식이 다양함을 고스란히 보여주며 배달의 민족의 뒤를 잇는 쿠팡과 마켓컬리까지 앞다투어 집으로 오는 현실까지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어릴 적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에 대한 우문현답이라도 보는 듯 '엄마 아빠, 팽창 우주만큼 사랑해!'라는 부분에서는 거대한 우주만큼의 크기로 사랑하는구나 하고 감동받는 그 짧은 찰나 뒤에 점점 멀어지고 있다는 의미라는 것을 함께 적어 웃픈 현실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리고 시들을 읽으면서 이 시집의 제목이기도 한 표제작인 '세계 문학 전집(1차분)을 보면서 우리 집 고양이 주리가 떠올랐다. 세계 문학 전집 중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를 설명하는 듯 적어둔 시인의 문장들은 재치 그 자체였다. 자신에게만 중성화를 시킨 주인에 대한 고양이의 원망이랄까. 함께 오래 살고자 하는 주인의 이기심이 고양이에게는 원망이 될 수도 있음을 보여주어 주리에게 미안한 감정이 들었다. 그 외에도 다양한 시들을 읽으면서 시 속에는 내포하는 뜻을 담고 어려워야 한다는 것 또한 우리의 편견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쉽게 읽히고 많은 사람이 읽을 수 있으면서 그 속에 현실을 담고 감정을 담고 있다면 더없이 좋은 시가 아닐까 생각해 보게 한 시집이었다.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