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를 위한 치매 이야기 책을 만나고 사과 할머니라고 부르는 안나의 애칭에 문득 우리 아이가 떠올랐다. 친정은 농사를 지으며 소를 키우고 계신다. 그런 이유로 아이는 외할아버지라는 호칭보다 소 키우는 할아버지라고 이야기했다. 그리고 외할머니 댁에 가면 먹을 수 있는 손수 만들어주신 누룽지가 맛있었던 이유로 누룽지 할머니라고 곧잘 이야기했다. 사랑이 담긴 그 애칭은 결국 그들에 대한 자신의 사랑을 표현한 것이었다. 다른 어느 누구도 부르지 않는 호칭으로 그 사람을 떠올리게 된 것이다. 사과를 보며 떠올린 안나의 할머니처럼, 누룽지를 보면 외할머니를 떠올리는 아이. 그런 아이의 모습이 겹쳐져 책을 읽어나갔다. 정원이 있는 집에 사시던 사과 할머니는 이제는 양로원에 살고 계신다. 그래서인지 사과 할머니를 만나러 양로원에 가면 할머니의 모습은 슬퍼 보였다. 넓은 정원과 사과나무를 볼 수 있던 집이 아니라 답답하신 걸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할머니의 슬픈 표정에 사과나무가 그리우신 걸까 하는 생각을 하는 안나. 슬퍼 보이는 할머니를 대하기 점점 어려워진다. 사과 할머니를 뵈러 가는 날을 기다리던 안나는 어느새 함께 가기를 주저하게 된다. 그러다 사과 할머니가 변한 것은 치매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나이가 드셔서 치매에 걸리셨다는 생각에 돌아가시는 거냐고 묻는 안나의 질문에, 지금은 알 수 없지만 언젠가는 돌아가시게 될 거라는 말을 담담히 하는 안나의 엄마의 모습이 더욱 가슴 아프다. 죽음이 다가오고 있음을 알려주는 신호와도 같은 치매, 그로 인해 자신과 행복했던 추억 대신 과거 속에 머물러 있는 사과 할머니를 보는 안나의 마음도 아프기는 마찬가지다. 안나는 고민하다 사과를 챙겨가 할머니와 함께 먹으며 사과나무가 있던 그곳을 떠올렸다.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젊음, 나이 듦이 슬퍼지는 요즘. 내가 나이 들어가는 것에 아이들은 성장의 시간인 동시에 나의 부모님 또한 나이 들어가심을 생각하니 슬퍼진다. 안나는 사과 할머니를 좋아해요는 무거울 수도 있는 이야기를 안나의 시선으로 풀어가면서 사랑스럽게 담고 있다. 사과 할머니의 기억 속에 안나가 언제나 살아 숨쉬기를 바란다.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