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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빡이는 소녀들
스테이시 윌링햄 지음, 허진 옮김 / 세계사 / 2023년 11월
평점 :
"이 지독하게 훌륭한 스릴러에서는 누구도 믿지 마라!"
책을 받아들고 띠지를 보게 된다면, 기대하게 될 것이다. 어느 누구도 믿지 말라는 당부의 말에도 나는 너무나도 순진하게 주인공인 클로이 데이비스에 매료되어, 그녀의 추리에 빠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녀의 추리에 나도 동의를 하면서 범인을 추리하기 시작했다. 책 초반을 읽으면서 범인으로 의심 가던 한 사람, 그 사람이 아니길 바라면서도 나의 추리가 맞을 거라는 확신은 결국 단순한 나의 생각을 뒤집었다. 그리고 보여준 반전에서 뒤통수를 한번 맞았다고 생각했지만 이야기 막바지에 진짜 범인이 등장했다. 야구에서 9회 말 2아웃 상황에서 이야기하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말처럼 책을 덮기 전까지는 어느 누구도 믿지 말고 의심해야 함을 다시금 느낀다. 추리소설을 좋아한다고 말했던 나의 자부심이 와장창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그럼에도 이 책을 읽을 수 있었다는 사실에 뿌듯하다.
깜빡이는 소녀들의 주인공이자 사건의 중심에서 그들을 관찰하는 그녀, 클로이 데이비스.
그녀가 겪지 않아도 될 일을 겪었던 20년 전의 사건과 현재의 그녀 주위에 일어나는 사건들 교차로 보여주면서 우리에게 그녀를 이해시킬 수 있도록 해준다. 그녀는 20년 전, 자신의 아버지가 어린 소녀들을 살해하고 살해된 소녀들의 액세서리를 모아둔 상자를 발견한다. 그리고 아버지를 신고하게 되고 아버지는 잡혀갔고, 어머니는 쿠퍼와 클로이를 남겨두고 목숨을 버리는 선택까지 했었다. 그렇게 그녀는 과거로부터 도망치고 싶었으리라. 자신이 겪은 일을 어느 누구에게 이야기할 수 있었을까.
심리상담사가 된 그녀는 그녀의 약혼자인 대니얼 이름으로 약을 처방받아 몰래 먹고 있었고, 어둠을 무서워했다. 그런 그녀의 과거를 알고 있음에도 깜짝파티를 벌인 대니얼, 그리고 그 모습을 못마땅하게 지켜보는 그의 오빠 쿠퍼. 불안한 듯 행복한 클로이에게 <뉴욕타임스>의 기자 에런은 아버지가 일으킨 사건이 어느새 20주년이 되었다는 것을 상기시키며 그녀에게 인터뷰를 요청한다. 하지만 인터뷰를 하고 싶지 않던 클로이. 클로이의 주변에서 또다시 20년 전의 사건과 같은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그리고 살인범의 전유물과도 같은 액세서리들이 없어졌음을 알게 되면서 에런과 함께 모방범이 일으킨 사건이 아닐까 하는 의심 속에 두 사람은 사건을 파헤치기라도 하려는 듯 알아보기 시작한다.
클로이는 자신이 믿고 있던 약혼자 대니얼조차 의심하기 시작하고, 처음엔 대니얼이 범인이 아닐까 하는 확신을 했다. 하지만 진짜 범인은 따로 있었고, 예상치 못했던 범인에 혼자 놀랄 수밖에 없었다. 자신의 과거로부터 도망치고 싶었으나 도망치지 못한 그녀. 그녀의 기억 속 20년 전 사건과 현재의 사건으로 트라우마가 생겼을지도 모를 모습을 보면서 이제는 이겨내고 자신을 치유하는 시간을 가져보기를 응원해 본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