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조품 아르테 오리지널 25
커스틴 첸 지음, 유혜인 옮김 / arte(아르테)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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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명품백 사업으로 국제적인 범죄를 꿈꾸는 두 여자의 이야기

《모조품》이라는 제목만으로 눈길을 끌었다. 우리의 삶은 오롯이 나를 위한 삶이라면, 다른 사람의 시선을 덜 느낀다면 잔잔한 호수와도 같고 평지를 걸으며 산책을 하는 여유로움을 느끼며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다른 사람의 시선을 느끼며 다른 사람들의 잣대에 맞추어 나를 평가하는 세상 속에 살고 있다. 그리고 그런 세상 속에서 sns 세상은 더욱 부러움을 자아내게 만든다. 누군가로부터 받은 선물들이라며 명품백 사진을 내걸기도 하는 등의 모습. 하지만 그런 모습에서 왠지 모를 거리감이 느껴지며 '빈 수레가 요란하다'라는 말을 떠올리며 스스로를 다독이곤 한다.

명품백 하나를 갖기 위해, 자신의 월급 몇 개월 치는 대수롭지 않게 쓰는 사람들. 이야기 속에서 가짜 명품백과 마주하게 되자 몇 년 전 기억이 떠올랐다. 큰아이 입학을 앞두고 동생이 사준 이미테이션 백. 사실 그 가방을 보면서 어떤 게 진짜인지 어떤 게 가짜인지 구별하지도 못하는데 이게 필요할까 싶었다. 선물해 준 동생의 마음이 고마워 몇 번 들고 다니다가 책이 들어가지 않아 몇 번 들지 않고 그대로 보관 중이다. 내가 선물 받은 이미테이션 백과는 다르겠지만 가짜 명품백 사업을 벌이기로 한두 여자의 대범함이 이야기 속에 녹아 있다.

성공한 외과의사 남편과 자랑스러운 변호 사커 리어를 갖고 있지만 아이를 양육하고 있기에 잠시 일을 쉬고 있는 에이바 윙. 그런 그녀의 평온한 삶에 10년 만에 나타난 위니팡과의 만남으로 불안전하던 부분이 점차 틈을 보이기 시작한다. 엄마가 달래는 것도 소용없이 울어대는 헨리, 그런 헨리를 바라보는 보모 마리아와 안절부절못할 수밖에 없는 에이바. 그녀와 다르게 화려한 모습으로 10년 전의 모습은 온데간데없는 분위기를 자아내는 위니. 그런 위니의 모습에 궁금함도 잠시 그녀가 하는 일을 알게 되자 위니와 거리를 두기 시작한다.

하지만, 에이바는 남편 올리가 위니와 함께 한 저녁 외식에 자신과 상의도 없이 병원 근처에서 지내고자 하는 생각을 전하고 기분이 상해버린다. 그리고 에이바 또한 올리의 동의도 없이 헨리를 데리고 이모네로 가는 비행기에 오른다. 헨리와의 비행은 험난함 그 자체였고, 주변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을 받아야만 했다. 에이바의 위기는 거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자신의 의견을 들어주지 않고 독단적으로 행동한 에이바가 사용하는 카드를 제한해버린 것이다. 올리가 그런 결정을 하지 않았다면 에이바는 위니가 하는 가짜 명품백 사업에 참여하게 되지 않았을 텐데 안타깝기만 했다. 부부가 서로 대화를 통해 풀었다면 에이바가 겪어야 했던 수많은 일들이 없었을 테니 말이다. 물론 그런 두 사람의 갈등이 없었다면 소설로 탄생하지 못했을 테니.

에이바는 처음에는 망설이는 듯 보였고, 위니를 원망하기도 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가빠 명품백 사업에 찾아온 위기를 이겨내기 위해 자진하여 자수를 하는 대범한 면모를 보이던 에이바였다. 그녀는 사업뿐만 아니라 부부관계도 회복할 수 있을까? 그녀들의 욕망은 결국 명품 백을 사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욕망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물질적 욕망, 그것을 얻기 위해 범죄에까지 손을 대던 그녀들의 모습을 다룬 《모조품》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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