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인장 꽃이 피었습니다 - 마음 장편소설
마음 지음 / 북랩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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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난한 세상 속에서도 쉽게 죽지 않는 선인장 같은 존재가 되기를

선인장을 키워본 사람들이라면 선인장에 꽃이 피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님을 알고 있다. 황량한 사막에서 살아남기 위해 잎이 가시가 되고 자신의 몸속에 물을 저장하는 선인장. 물을 자주 주지 않아 키우기 쉽다고는 하지만 그 선인장이 자라서 꽃이 피는 순간을 마주했을 때의 기쁨은 더 크다. 무심한 듯 물을 주고 잠시 눈길을 주면서 키우던 선인장에 꽃이 피었던 순간이 떠오르면서 선인장 같은 환경에 살아가는 누군가가 궁금해져서 읽기 시작했다.

산속 깊은 곳에 별장 같은 대저택에 살고 있는 마혜령. 그녀의 상처가 얼마나 심한지 알려주기라도 하는 듯 깊은 산속에서 살아간다. 세상과의 인접하지 않는 곳에서 자신을 숨기고 살아간다. 혜령은 베스트셀러 작가이지만 자신의 필명인 '로즈'로 활동한다. 그녀가 '로즈'라는 것은 대저택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유일하다. 그렇게 고립된 듯한 생활을 하는 덕에 오룡산 연쇄 실종사건이 발생했을 때 그곳에서 마녀가 나타났다는 말이 생겨났을 때, 그녀를 마녀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녀에게 어떤 상처가 있기에 어느 누구도 접근하지 못하게 하는 것일까?

언제나 밝은 인상을 주는 은호는 오늘도 부지런히 꽃을 관리하고 있다. 회사 생활에 지쳐 자신의 적성에 맞는 일을 찾아 꽃집을 열었을 때 부모님은 좋아하지 않으셨을 것이다. 그럼에도 그는 자신의 일을 사랑한다. 오룡산 실종사건이 있는 당시 그에게 걸려온 낯선 할머니의 꽃배달 전화에 오룡산으로 가야 한다는 생각에 잠시 멈칫하지만 그는 꽃바구니를 챙겨들고 오룡산으로 향한다. 은호가 오룡산으로 꽃배달을 가지 않았다면, 혜령과 만나게 되는 일도 없었으리라. 그의 삶에 선인장과도 같은 혜령이 들어오게 된 것은 은호의 예의 바름과 따스함 덕분일 것이다.

오룡산 꽃배달을 갔다 길을 잃고 잠시 머물게 된 산속의 대저택, 그곳에서 비를 피하고 내려온 은호에게는 많은 일이 있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그의 머릿속을 떠나지 않던 대저택 속에서 들려오던 목소리의 끌림에 다시 한번 그곳을 찾게 된다. 그렇게 천천히 혜령의 인생에 은호라는 작은 빛이 들어오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그 따스함이 낯설어 거부하던 혜령도 조금씩 은호라는 빛에 익숙해진다.

상처받고 차갑고 냉정해 보이던 혜령의 변화, 그리고 서로에 대한 끌림. 두 사람의 관계는 어떻게 진전될지 궁금해지면서 은호의 따스한 말들이 혜령의 얼어붙었던 마음을 녹이듯 책을 읽는 독자인 내 마음까지 따스해짐을 느꼈다. 누군가의 인생에 빛으로 다가와 꽃을 피우게 한다는 것, 그것이 얼마나 대단한 일임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해준 《선인장 꽃이 피었습니다》였다.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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