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과 공포의 심연을 마주하는 하이퍼 리얼리즘 '보라 월드'의 서막 2022 부커상 국제부문 최종 후보, 2023 전미도서상 최종 후보 한국 최초 선정될 정도로 정보라 작가님의 작품 속 세계관은 많은 인정을 받고 있다. 어느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정보라 작가님만의 세계인 '보라 월드'에 들어가게 되면 평범함도 기괴함으로 바뀐다. 숨기고 싶은 욕망과 마주하고 싶지 않은 공포의 순간들을 마주하게 된다. 밤에 읽다가 소름이 끼쳤던 정보라 환상문학 단편선 2권인 죽음은 《언제나 당신과 함께》를 만났다. 우리는 죽을걸 알면서도 살아간다. 그렇기에 소설의 제목처럼 죽음은 언제나 우리와 함께한다. 내가 모르는 사이에 다가와 그림자를 드리우며 우리에게 다가온다. 어쩌면 죽음은 우리에게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언제나 동반자처럼 함께 있었던 것임을 보여주는 <죽음은 언제나 당신과 함께>를 시작으로, 자신이 잘못한 일에 대한 속죄가 아닌 벌을 받는 심정으로 누군가에게 자신을 때려달라고 하는 남자. 그리고 우연히 보게 된 동영상을 시작으로 잦은 문자메시지와 협박으로 그 남자를 때리기 시작하는 현성. 처음 시작은 협박에 의한 것이었지만 결국 그 행위에 대한 감염이라도 된 듯, 사랑하는 이를 보면서도 불쑥 튀어나오려고 하는 폭력에 대한 감정을 자제하기 위해 애쓴다. 현성은 그가 자신에게 <감염>시키고 간 그 폭력성을 자제하고 살아갈 수 있을까? 정보라 작가님 특유의 기괴함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사이비 종교에 잘못 빠졌던 부모님 때문에 겪지 않아도 될 일을 겪을뻔했던 나. 할머니의 혈육이라 거두어 주신 친 할머니와 함께 살아가면 정상적인 생활을 하게 되지만, 결혼을 하고 낳은 아이는 나이와는 다른 의젓함을 보인다. 마치 다른 누군가가 아이의 몸속에 들어온 듯한 느낌마저 든다. 그런 아이에게 드리운 어스름의 기묘함을 보여주는 <내일의 어스름>과 엄마에게 있어 가장 중요하고 비밀스러운 그것을 향한 엄마의 집착을 보여주는 <사흘>은 기괴함 그 자체였다. 삼일장을 치르기 위해 관 속에 안치시켜둔 엄마의 시신은 마약을 향한 강한 집착으로 관속에서 나오기까지 한다. 그녀는 삼일장을 다 치르고 나서야 어머니의 부재에 대한 눈물을 보인다. 아이를 보내고 난 후의 슬픔을 견디려는 한 여자와 그 모습을 곁에서 보고 있는 듯한 감정으로 이야기하는 존재. 엄마가 행복하면 된 것이라는 이야기를 반복하는 그 존재의 정체를 알게 되고 놀라웠다. 소설이기에 가능한 그 존재. 자신의 슬픔은 어느 누구도 위안을 줄 수 없는 환상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타인의 친절>이다. 삶과 죽음의 경계 없이 드나들면서 혼란스러움을 가져다준 정보라 환상 괴담 죽음은 전제나 당신과 함께를 읽으면서 정보라 작가님 만의 확고한 장르를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