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석의 여자 - 뮤리얼 스파크 중단편선
뮤리얼 스파크 지음, 이연지 옮김 / 문예출판사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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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서사의 전형성을 비트는 미스터리 스릴러

내게는 생소하지만 여러 작품을 통해 인정받은 뮤리얼 스파크가 뽑은 자신의 최고작인 《운전사의 여자》를 만났다.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운전석의 여자>를 비롯하여, 여성에 대한 이야기를 담담하게 해주는 듯하면서도 비꼬는 것이 느껴지는 단편들까지 11편의 중단편으로 이루어진 소설집이다.

<운전석의 여자>는 휴가를 앞둔 리제의 쇼핑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마음에 들던 디자인의 옷도 점원이 하는 말에서 기분이 나빠지자 화를 내기까지 하는 리제. 그녀에게 필요한 것은 휴식이라는 상사의 말에 휴가를 떠나게 되고 그녀는 휴가를 가기 전부터 무언가를 계획하는 듯 보였다. 마치 자신이 휴가지에서 누군가로부터 죽을 것을 아는 것처럼 말이다. 리제는 우리가 알고 있는 평범한 여주인공이 아니었다. 자신의 확고한 취향을 찾으려고 하고, 같은 곳에 머무르는 노부인과 함께 택시를 타고 쇼핑을 하러 나가는 모습은 친절해 보였다. 하지만 자신의 여권을 택시 뒷좌석 깊숙이 넣는 모습에서 함께 하는 노부인이 느끼는 감정처럼 나도 너무나도 의아했다. 하지만 그런 그녀의 모든 행동이 계산된 것임을 이야기가 절정에 가서야 알 수 있었다. 범죄에 노출되는 여성의 모습이 아닌, 직접 범죄로 끌어들이는 대범함과 마지막 순간을 스스로 정하는 것까지 평범하지 않은 그녀였다.

그런 평범하지 않은 여자들의 모습이 단편에서도 마찬가지로 등장한다. 단편들 속에서도 마치 연작 단편소설이라고 느껴지는 작품도 있었다. <아버지의 딸들>과 <관람 개방>에서는 한때는 유명했지만 한풀 꺾인 예술가. 하지만 그때의 명성을 잊지 못한 지출로 딸인 도라는 힘든 생활을 하게 된다. 그러다 캐슬 메인의 팬이라는 자신보다 어린 남자와 결혼하지만 아버지의 죽음과 함께 그와도 이혼을 결심하고 자신이 아버지와 살던 집마저 개방하기에 이른다. 아버지와 남편이 있을 때 빛났던 그녀지만 스스로 홀로 서길 결심이라도 하는 듯한 그녀의 모습이다.

사실 뮤리얼 스파크 작가님의 소설을 읽는 중에 미스터리적인 요소들 속에서 현실과는 다른 주장강한 여성들의 모습에 반가우면서도 평범함을 넘어선 기괴한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었다. 그래서일까? 평범함이 아닌 기괴함을 마치 평범한것인양 표현하는 면에서 정보라 작가님이 떠오르기도 했다. 내가 알지 못하는 작가님의 생애에 대한 이야기도 친절하게 마지막에 다루고 있어서 좋았다. 작가님의 생애와 그 속에 녹아있던 소설의 세계, 작가님의 다른 작품도 읽어보아야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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