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호 아이 - 이수경 작가가 들려주는 용기와 희망의 동화
이수경 지음, 오상민 그림 / 명주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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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경 작가가 들려주는 용기와 희망의 동화

오랜만에 아이와 함께 가슴 따스해지는 책을 만났다. 동화를 읽다 보면 내 마음도 아이의 마음에도 사랑이 번지는 것을 느끼게 된다.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용기와 희망을 잃지 않은 친구들의 이야기가 《203호 아이》에 담겨있었다. 행복하고 즐거운 일만 하면서 시간을 보내기도 아쉬운데, 아이들에게 시련과 고난이 닥치니 너무나 마음이 아팠다. 그런 책 속의 아이를 보면서 친구관계에 힘들어하는 아들의 모습이 겹쳐 보이기도 했다. 자신의 의도와는 다르게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에 힘들어하는 아이. 그런 관계 속에서 도망치고 싶어 하는 아이. 이 책이 우리 아이에게도 용기와 희망을 가져다주기를 바란다.

모르는 번호는 받지 말라는 엄마의 말에 주저하다 받게 된 한 통의 전화. 그 전화로 지우는 유빈이가 된다. 원래 번호를 쓰던 손주 유빈과 통화하려고 전화를 한 할머니의 따스한 사랑과 걱정이 너무 좋았던 지우는 할머니와 통화하는 순간에는 유빈이가 되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그런 지우가 안타깝게 느껴진 것은 바쁜 엄마에게 받지 못한 사랑을 낯선 할머니께 느꼈다는 것이었다. <신지우 그리고 장유빈>은 주변에 사랑이 부족한 아이들의 마음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어서 마음이 아프면서도 할머니와의 인연을 소중히 생각하는 지우의 마음이 사랑스러웠다.

주변을 산책하다 보면 강아지 산책을 하는 분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사랑스럽기도 하지만 혹시나 물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도 함께 느끼게 된다. 입마개를 하지 않고 몸집이 큰 개가 지나갈 때면 가던 길조차 멈추게 된다. <산책길 할아버지>이야기 속 할아버지도 그런 두려움에 산책 나온 개들을 향해 화를 내고 소리를 지르곤 하셨다. 하지만 우연히 키우게 된 체리라는 강아지를 보면서 새로운 마음이 생겨났다. 할아버지의 외로움을 달래주고 언제나 곁에 있어주는 강아지 체리로 다정한 마음이 생겨난 것이다. 이웃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고 각자 살기 바빠진 사람들, 그 속에서 소외된 어르신들의 마음이 그대로 느껴진 이야기였다.

고시원 203호에 살고 있는 정우. 정우는 고시원에 살고 있다는 사실이 부끄러웠다. 정우와 아빠가 그곳에 살고 있는 이유는 정우를 낳다 머리를 다친 엄마의 병원과 가까워서였음을 알게 되니 마음이 아팠다. 게다가 정우 아빠가 사고를 당하게 되었을 때 혼자 살아야 할지도 모르는 정우의 상황이 안타까웠다. 하지만 정우의 주변에는 다정한 이웃이 있었다. 정우의 공부 과외 선생님이 되어주는 고시원 총무 삼촌과 슈퍼 아줌마가 기꺼이 내어준 방. 정우의 아빠가 깨어나고 정우는 이웃의 사랑을 느끼던 <203호 아이>였다.

"공주님, 나다운 게 가장 아름다운 거야. 곱슬머리가 얼마나 좋은데 그래? 제아무리 유명한 미용사라도 이렇게 자연스러운 웨이브 못 만들걸. 더구나 까무잡잡한 피부는 단단해서 상처에도 강하고, 멍도 잘 안 들어. 엄마 좀 봐, 여기 모서리에 긁힌 데도 말짱하잖아." p.144 <가장 나다운 것>

자신의 곱슬머리도, 까무잡잡한 피부도 아이들의 놀림 대상이 되어버리는 지은은 그런 자신의 모습이 싫어진다. 하지만 그런 지은에게 엄마는 나다운 것이 가장 좋은 거라는 이야기를 한다. 하지만 그런 엄마의 말에도 지은은 자신의 곱슬머리를 펴고 까만 피부를 가리기 위해 화장을 하고 학원에 갔다. 그곳에서 만난 친한 친구인 은지는 웨이브를 하고 나타났다. 은지는 지은에게 지은의 그런 모습이 부러웠다는 이야기를 한다. 자신에게는 불평의 대상도 다른 사람에게는 부러움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닌 가장 나다운 것이야말로 좋은 것이라는 사실을 알려주는 이야기였다.

《203호 아이》에는 11편의 동화가 실려있다. 짧지만 오랜 여운을 가져다준다. 힘든 상황에서도 희망을 잃지 말아야 한다는 고전적인 감정일지도 모를 감정이 이야기들에 녹아있어 읽는 내내 용기를 심어준다. 그리고 어려운 친구와 이웃을 따듯한 눈으로 바라보고 배려하는 관심을 가지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을 일깨워주는 책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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