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이 있느나 없으나 나는 당신을 사랑하게 되나 봅니다. 태어날 때부터 남들과 다르게 귀를 볼 수 있었던 서문빈. 그녀는 어떤 누구에게도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였다. 이승과 저승에 발을 들이고 있는 탓에 문빈의 몸을 탐하는 귀들로 인하여 몹시도 힘든 나날을 보내야만 했다. 귀들에게 몸을 빼앗긴 날에는 그날의 기억은 온데간데없고 흔적만이 있었다. 손과 옷이 붉게 물들인 날도, 흙투성이인 날도. 그렇게 그녀는 귀들에게만 환영받는 존재로 살아가야 했다. 그런 그녀의 정혼자인 현은호만은 서문빈을 품어주었다. 그녀가 아름다운 꽃을 보고 싶어 하면 함께 보러 가기도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그녀의 동생이 죽게 되자 문빈은 별채에서 금줄이 처진 채로 살아야만 했다. 가문의 수치라며 어떤 출입도 허락하지 않고 갇힌 삶을 살아야만 했다. 그런 그녀에게 행복을 묻는다면, 은호가 건넨 편지들이었다. 그렇게 소중한 존재가 자신에 대한 기억이 사라진 채로 없어졌다. 어떤 기억을 잊었는지도 모른 채, 문빈만 기억하는 채로 말이다. 시간이 흘러 만나게 된 둘은 서로를 알아볼 수 없었다. 은호에게는 문빈에 대한 기억이 없었고, 문빈은 어릴 적 모습만 기억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서로 다른 시간을 보내다 만난 두 사람은 은빈 혼자만 알아보았다. 귀를 물리치고 귀 구슬을 모으기 위해 벽사(삿된 것을 쫓음) 일을 하고 있는 문빈. 어릴 적 목숨을 구해준 존재인 파륜과의 만남으로 그의 도움으로 더 많은 귀 구슬을 모으고자 하는 문빈이었다. 성정이 약하여 귀를 보게 되면 혼절하는 왕과 그 곁에 왕으로 만들어둔 한씨가문, 그리고 중전. 어딜 가나 빠지지 않는 권력 다툼 속에서 자신의 잃어버린 기억과 마주하게 되고 자신의 마음을 알게 된 은호는 문빈을 사랑한다고 이야기한다. 시간이 흐르고 흘러 다시 만난 두 사람은 서로에 대한 감정을 온전히 드러낼 수는 없지만 달콤한 단꿈을 꾸듯 행복을 누린다. 하지만 운명은 두 사람에게는 너무나도 가혹했다. 문빈은 자신으로 인해 은호가 위험에 처하는 일이 반복되자 그의 곁을 떠나려고 한다. 문빈의 선택은 은호를 살릴 수 있을까? 그리고 문빈은 자신의 사랑을 선택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 후회하지는 않을까? 문빈의 삶이 서글프면서도 은호에 대한 깊은 사랑이 감동으로 다가오면서 더욱 몰입하게 해주었던 벽사아씨전이었다.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