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0년 파리, 조선 청년 허의문
김준기 지음 / 서랍의날씨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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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청년 허의문, 1900년 목숨을 걸고 파리에 가다!

처음 제목만 보았을 때 판타지 소설일 거라는 생각을 했다. 조선의 문물 속에 살던 조선 청년 허의문이 프랑스의 에펠탑을 보고 그곳의 문화를 마주하다 겪게 될 일이라는 상상을 하면서 읽어나갔다. 하지만 그것은 나의 너무나도 큰 착각에 불과했다. 1900년 파리, 조선 청년 허의문은 역사소설답게 우리의 역사를 녹여내고 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잊어버리고 싶은 하나의 사건과 마주한다. 우리나라의 치욕스러운 시절의 사건이 조선 청년 허의문이 파리로 가게 된 결정적 이유였음을 알게 되자 마음이 너무 무거웠다. 소설이지만 우리의 역사는 진짜이기에 더욱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1900년 파리, 조선 청년 허의문은 2023년 박지현이 알아내고자 하는 역사의 진실을 1900년 이야기를 거슬러가 번갈아 내용을 보여주면서 우리의 궁금증을 일으킨다. 1900년 파리에서 열린 만국박람회의 대한제국관을 건립하기 위해서 조선 건축 장인들이 바다를 건너왔다. 40여 일이 넘는 긴 여정의 뱃길에 사람들은 지쳐있음에도 박람회에 전시할 물품들을 챙긴다. 그리고 그 무리 속에 허의문이라는 조선 청년도 함께였다. 마지막에서야 그 선발대에 합류한 허의문에 대한 의문은 뒤로하더라도 파리에까지 만국박람회에 참여하며 조선에서 대한 제국으로의 변한 모습을 널리 알리고자 했던 고종의 마음이 느껴지기도 했다.

조선에 유행하던 콜레라로 부모를 잃고 죽을 위기에서 살아나 프랑스인 헐버트 덕분에 살아나게 된 소년. 그 소년은 헐버트의 양자로 길러지게 되면서 '허의문'이라는 이름도 같이 얻게 된다. 그런 허의문이 프랑스 파리로 간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궁금증은 더해져 갔다. 그리고 그 와중에 함께 프랑스로 간 민영일은 만국박람회 대한 제국관에 대한 관심보다 여러 사람을 만나면서 뒷돈을 챙기는 인물이었다. 나랏돈으로 여러 나라를 유학 가 배운 외국어로 나라를 위해서가 아닌 자신의 배를 불리기 위해 움직이는 사람이 바로 민영일이었다.

대한제국관을 준비하느라 힘든 일행에게 돈과 구경할 곳을 체크해 주면서 하루 쉬라고 했던 민영일이 내심 고맙게 느껴지는 것도 잠시, 그들이 그곳을 비운 사이 일본인들이 그곳에 나타나 짐을 뒤적이고 전시할 물품들을 망가뜨리기까지 하는 것을 보니 화가 났다. 그러면서도 외국에 나와서까지 괴롭히는 악랄함과 무엇을 위해 저렇게까지 하는 걸까 하는 의아함이 동시에 생겼다.

파리에서 우연히 마주하게 된 프랑스인 르네와 허의문은 서로 돕는 사이가 되고 허의문이 하려고 한 일이 무엇인지 알게 된 순간 역사 속에 살아 숨 쉬고 있는 치욕스러운 사건이 떠오르는 동시에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혼자의 힘으로 진실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는 허의문. 그런 허의문을 도울 수조차 없어 안타까웠다. 결국 자신의 목숨까지 바쳐서 널리 알리고자 했던 진실이 묻히게 되자 더욱 안타까웠다.

역사소설은 이렇듯 진실에 허구가 가미되어 더욱 우리의 마음을 흔들어놓는다. 우리의 아픈 역사들이 그 일을 겪은 당사자들에게는 얼마나 고통이었을지 생각하면 더욱더 마음이 아프다. 비록 소설이었지만 우리가 우리의 역사를 잊지 말아야겠다는 마음을 일깨워준 《1900년 파리, 조선 청년 허의문》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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