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만 고개를 돌려도
김정금 지음 / 델피노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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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사회의 어둠을 절묘하게 그려낸 미스터리 소설

《조금만 고개를 돌려도》는 우리 주위에서 일어날 수 있는 보험 사기 범죄에 대한 이야기다. 종종 뉴스에서 보던 그런 보험 사기에 관한 이야기가 소설로 등장하니 친숙하게 느껴지면서도 그런 범죄의 이면에 생각지도 못했던 진실과 마주하는 것은 기분 나빴다.

김지섭은 보험조사원으로 보험금 지급 결정을 위해 사고 현장이나 병원을 방문하여 사고의 고의성 여부를 조사하는 일을 하고 있다. 우리의 미래를 위해서 준비하는 것 중의 하나인 보험. 그런 절실함으로 가입하고 청구하여 받게 된다. 뉴스에서 이야기하는 보험 범죄를 보다 보면 혀를 내두를 정도로 소설과도 같은 사건들이 많다. 처음부터 보험을 노리고 월급으로도 감당하지 못할 정도의 고액을 가입하여 유지 기간 3개월이 지나고 사고가 나서 수령하게 되는 경우 보험사들은 바로 지급할 수 없다. 그렇게 되다가는 보험사 또한 망하게 될 테니 말이다. 이러한 일들을 막기 위해 보험조사원들이 나선다.

돈 때문에 동생과 다툰 지섭은 집에 들어오지 않는 지애가 걱정스러우면서도 가출신고조차 할 시간이 없을 정도로 바쁘다. 지애가 봤더라면 돈이 더 중요한 사람일 거라고 화를 낼 정도였다. 그런 지섭에게 배당한 사고는 베란다에서 이불을 털다 창밖으로 추락하여 입원해있던 박연정의 후유 장애 진단금과 관련된 일이었다. 처음 박연정을 대면했을 때만 해도 몇 가지 미심쩍은 부분이 있기는 했지만 조사가 쉽게 끝나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박연정의 사고를 조사하면 할수록 생각지도 못한 사실들이 드러난다.

지애 말이 맞았다. 돈. 모든 게 다 돈 때문이었다. p.154

박연정의 사고를 마주하면서 지섭은 지애의 말을 떠올렸다. 살아가면서 필요한 돈. 우리가 돈의 노예가 되어 맹목적으로 돈만 생각하면 내달리다 보면 우리에게 남는 것은 무엇일까? 조금만 고개를 돌려도 역시 돈이면 다 된다며, 돈은 다른 사람이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조차 바꿀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그런 인물을 드러내면서 우리에게 보여준다. 우리 사회의 어두운 모습을 말이다. 물질만능주의, 자본주의를 부정하면서도 쫓아가는 우리의 삶을 말이다.

《조금만 고개를 돌려도》를 보는 내내 누가 진짜 범인일까를 의심하고 읽었다. 그러면서도 지섭의 동생 지애의 행방이 누구보다 궁금했다. 행여나 보험 사기에 가담한 것은 아닐까 조마조마하는 마음까지 들었다. 지애의 행방은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가서야 확인할 수 있었기에 더욱 책을 놓을 수 없었다. 작가님께서는 고액의 보험금을 노리는 인간의 탐욕은 어디까지였을까에 대한 생각으로 이 책을 쓰신 게 아닐까 짐작해 본다.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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