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 엄마가 있었어
윤정모 지음 / 다산책방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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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이라 하기에는 너무 가슴 아프고 처절한, 1945년 남태평양에서 기록된 엄마의 고백

엄마라는 존재만으로 가슴 아리게 하는 소재가 있을까? 그곳에 엄마가 있었어는 그런 존재인 엄마와 함께 우리 역사에서 가슴 아프게 다루어지는 위안부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우리에게는 너무나도 참혹했던 일제 치하 시대, 이유도 모른 채 끌려가야만 했던 그녀들. 시간이 흘러 지금까지 그녀들에 대한 어떤 사고조차 하지 않는 모습을 생각하면 분노가 솟아오름을 느낀다.

소설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많은 진실을 품고 있어 책을 읽다 보면 순식간에 빨려 든다. 내가 겪어본 일이 아니지만 느낄 수 있는 감정이기에 마음을 더욱 흔들어 놓는다. 강제 동원된 조선인들이 겪어야만 했던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면서도 단순히 설명하기보다, 자신이 잘 알지 못하는 아버지의 일기와 어머니의 이야기, 그리고 위안부로 갔던 그녀들의 기록으로 입체감을 주고 있다.

자신의 존재조차 인정해 주지 않는 아버지. 그런 아버지의 마지막 소식이 전해진다. 부친 사망이라는 전보와 함께 자신이 소설 속에서 죽였던 아버지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마치 자신이 주문이라도 걸어서 아버지가 죽은 게 아닐까 하는 불안함은 어디에도 느낄 수 없는 것은 아버지에 대한 어떤 애정도 없기 때문이리라. 전보를 받고 당도한 장례식장에는 아버지의 부인만이 덩그러니 지키고 있었고, 이미 아버지의 시체는 화장을 한 뒤였다. 어떤 슬픔도 표현하지 않는 그와 마주하게 된 아버지의 여자. 두 사람의 대면은 상상만으로도 불편했다.

아버지의 여자이자, 호적상 자신의 어머니인 그녀에게 건네받은 아버지의 일기장을 읽게 된 그는 아버지의 친구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와 어머니와 대화를 나누던 중 자신의 친아버지는 일본 사람이냐는 의문을 품던 마음을 드러내 보인다. 그제야 어머니는 자신이 겪은 진실을 털어놓는다. 그 진실은 마주한 그도, 그리고 책을 읽고 있는 나 역시도 너무나도 불편하기만 했다.

그리고 그 불편함은 책을 다 읽고 나서는 가슴 아픈 역사로 다가왔다. 비록 소설이라고 할지 모르지만 위안부 할머니들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지금 생존해 계시는 분들이 몇 분 안된다고 한다. 살아생전에 제대로 된 사과조차 받지 못하고 유명을 달리하신 분들도 너무나 안타깝게 느껴졌다. 우리의 고통과 수모의 역사가 언제쯤 위로받을 수 있을까? 사과받는다고 해서 다 씻겨내려가지는 않겠지만 그들이 잘못을 인정하기를 바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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