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현실의 모호한 경계에서 일어나는 섬찟하고 기묘한 여덟 가지 이야기 《신체 조각 미술관》 은 이스안 작가님의 호러 소설집으로 여덟 편의 단편이 담겨 있다. 책의 내용을 읽으면서 너무 기묘하다 싶은 생각이 떠나질 않았다. 게다가 기묘하면서도 꿈인지 현실인지 분간할 수 없는 모호함을 안겨주었다. 공통적으로 다가오는 꿈과 죽음에 관한 이야기는 일반 호러와는 다른 기묘함 그 자체였다. 자신이 살아있을 때는 의미 없는 존재였으나, 죽어서나마 의미를 남기고 영원히 살아 있는 존재가 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조각이 되고자 하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이 죽어서도 머무르는 곳인 <신체 조각 미술관>은 저런 곳이 있다면 너무나 무서울 것만 같았다. 푸른빛에 이끌려 가다 결국 물속의 지옥으로 빨려 들어가 버리게 된 이야기를 담은 <블루홀>을 읽으면서 바다 근처에는 가고 싶지 않은 오싹함을 느끼게 해주었다. 푸른 인어를 찾지 말라는 앞 못 보는 노인의 말을 어기고 푸른 인어를 만나고 온 젊은이는 자신의 말을 다른 어부들이 믿어주지 않아, 손목을 잘라 들고 오지만 결국 그조차도 믿어주지 않았다. 젊은이는 결국 자신의 욕심과 오만으로 푸른 인어의 몸으로 들어가게 된다. 전설이라 하기에는 끔찍한 이 이야기는 꿈일까 현실일까? 단편들을 읽으면서 가장 반전을 담고 있던 것은 <어떤 부부>였다. 서로 사랑하게 된 남녀가 만난 시간은 짧지만 서로에 대한 마음을 믿고 결혼을 하게 되고, 행복의 결실인 아이가 생긴다. 그런 행복감도 잠시, 여자는 점점 변하게 된다. 남자에게 강하게 집착하고 홀로 집에 있는 시간이 싫어진다. 그렇게 아이를 낳고 난 후의 여자와 남자의 모습이 그러지는 가운데 평범한 가족의 이야기라고 생각한 순간 반전을 안겨주었다. 자신의 곁에 있던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떠나게 되자, 스스로 외로워짐을 택한 여자는 바닷가로 향한다. 그곳에서 마지막을 보내려고 한 의도는 아니었으나, 외로움에 사무치다 낯선 누군가에게 자신의 마음을 털어놓게 된다. 그 후 그 여자는 왠지 모를 안정을 찾은 듯 보이고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준 존재에 대해 궁금해진다. 이야기를 읽어나가면서 어쩌면 너무나 사무친 여자의 또 다른 모습이 그녀에게 살아갈 힘을 주기 위해 나타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했던 <바닷가>였다. 기담에 대한 약간의 거부감을 가진 나와 같은 독자가 읽는다면 어떤 기분일지 궁금해진다. 이스안 작가님의 기담 스타일이라면 기담이 좋아질 것만 같다.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