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을 잃은 이들의 고통과 치유의 이야기 상실에 대한 슬픔에서 빠져나오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시간이 필요할까? 상처받은 마음을 완전히 치유하기는 쉽지 않다. 시간이 흐르면 해결될 거라고 이야기하지만 시간이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흐르면서 무뎌지는 것이 아닐까? 상실을 인정하고 시간이 흘러 그 슬픔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정도가 되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시간이 필요할까? 에코타 가족은 갑작스럽게 죽게 된 가족(레이-레이)으로 그에 대한 슬픔을 흘려보내다 10년이 흘러서야 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그에 대한 추모를 하게 된다. 레이-레이에 대한 추억을 이야기 하기까지 걸린 시간이 그들에게는 얼마나 가슴 아픈 일이었을까? 단란하게 시간을 보내던 에코타 가족은 그들에게 그런 슬픔이 찾아오리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평소처럼 부모님을 웃겨드리기 위해 성대모사를 하던 레이-레이. 막내 동생인 에드가가 혼자 담요 위에서 레고를 하고 있는 모습에 다가가 함께 놀아주기도 했다. 평소와 다를 것 없는, 레이-레이가 그들의 곁을 떠나기 전 날밤이었기에, 소냐는 혼자 노래를 들으며 방에 있었다. 레이-레이가 떠나고 나서야 소냐는 그날 밤의 일을 후회한다. 열다섯 살이던 레이-레이는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 의도치 않은 일에 말려든다. 그러다 결국 경찰의 총에 목숨을 잃는다. 제대로 상황을 살피지 않은 상태에서 인종차별적으로 총을 쏜 것이다. 그렇게 경찰의 무지와 인종차별은 한 아이의 목숨을 빼앗아갔다. 그것은 레이-레이의 목숨을 잃은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사랑하는 아들을 잃었고, 사랑하는 동생을 잃었으며, 사랑하는 형을 잃은 가족은 각기 다른 트라우마를 지니며 고통 속에서 살아가게 된다. 어머니 마리아는 우울한 감정에 빠지고 남편 어니스트는 치매로 힘든 시간을 보낸다. 딸인 소냐는 어지러울 정도로 낭만적인 연애에 집착하며 막내아들 에드가는 마약에 빠져 외로움을 달랜다. 가족을 잃은 아픔이 삶에 어떤 영향을 주고 어떻게 스며드는지, 비극 뒤 고통의 나날을 등장인물 저마다 다양한 방식으로 보여준다. 누군가를 완전히 용서하는 것은 쉽지 않고, 그 방법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는 이들. 그럼에도 살아가야만 하는 이들. 레이-레이를 잃은 상실감으로 겪게 되는 시간들은 침울하고 헤어 나올 수 없는 슬픔을 보여주고 있어 책을 읽는 내내 마음이 무거웠던 에코타 가족이었다.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