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위바위보
앨리스 피니 지음, 이민희 옮김 / 밝은세상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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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아는 아내, 당신이 모르는 아내는 전혀 다른 사람일 수 있다

지금 함께 살고 있는 배우자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나요? 그 사람의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다고 확신할 수 있나요? 당신은 그에게, 혹은 그녀에게 모든 것을 공유하고 있나요? 몰래 비밀 하나쯤은 갖고 있지 않나요? 문득 이런 생각을 하면서 읽게 되었다. 그리고 《가위바위보》의 표지 그림에 대한 의문 또한 책을 읽게 된다면 바로 알 수 있었다. 두사람의 결혼 기념일에 건네는 선물이 정해져 있는 색다름과 그 선물들과 《가위바위보》속에 나오는 물건들이 드러나 있었다는 것을 말이다.

결혼한 지 10년 된 부부가 있다. 두사람은 매년 결혼기념일 전통에 따라 종이, 구리. 양철 등으로 만든 선물을 교환하고, 아내는 남편에게 절대로 보여주지 않을 편지를 쓴다. 결혼 생활의 명암을 적나라하게 담은 비밀기록이다.p.344

《가위바위보》의 주인공 애덤은 안면실인증이 있어 친구, 가족, 심지어 아내의 얼굴도 알아보지 못하는 인물이다. 애덤은 젊은 시절 노팅힐의 극장에서 영화 티켓과 팝콘을 팔다가 스물한 살에 처음 시나리오를 썼고, 그가 쓴 《가위바위보》는 제작 단계로 이어지지 않았으나 계약 과정에서 에이전트가 붙게 되었고, 그때부터 다른 사람이 쓴 소설을 각색하는 시나리오 작가가 되었다. 애덤이 처음 각색한 시나리오는 저예산 영국 영화로 만들어져 바프타상(영국 아카데미상)을 수상했고, 그 결과 더는 극장에서 팝콘을 팔지 않고 전업으로 글을 쓸 수 있게 되었다. 그 후로도 한동안 무명 시절을 보내던 애덤은 유명 작가 헨리 윈터의 소설을 각색해 대박을 터뜨리며 일약 성공한 시나리오 작가 대열에 합류한다.

유기견 보호소에서 일하는 아내를 만나 단칸방에서 경제적으로는 힘겨운 날들을 보내지만 서로 사랑하기에 훈훈하고 행복했던 신혼을 보내다가 시나리오의 성공과 더불어 수입이 늘어나면서 런던의 부촌으로 이름난 햄스테드에 저택을 마련한다. 애덤은 비록 다른 사람이 쓴 소설을 각색하는 작업을 하지만 영화판에서 명성을 얻어 남부럽지 않은 생활을 해나간다.

남부럽지 않은 생활 속에서도 서로에게 소원해지는 관계를 느낀 두사람은 관계회복을 위한 주말여행을 떠난다. 어밀리아가 이벤트 당첨으로 받게 된 숙박권을 가지고서 말이다. 하지만 두사람이 가게 된 곳은스코틀랜드의 블랙워터였다. 둘의 여행이 순탄치 않을 것임을 보여주기라도 하는 것처럼 날씨도 좋지 않아 겨우 도착한 곳에는 애덤과 어밀리아, 두사람 말고 누군가가 있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되면서 공포스러움을 느끼는 어밀리아와 다르게 그런 상황에서 조차 덤덤한 애덤이다.

《가위바위보》는 어밀리아와 애덤이 각자의 시선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어서 인물들의 기분이나 상태를 쉽게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각자 자신의 입장과 그곳에 온 목적이 다름을 파악하게 해주는 여러 문장들을 보면서 긴장감은 더 높아졌다. 그런 긴장감을 조성하는 중간중간에 나오는 결혼기념일에 쓴 비밀편지의 내용들로 그들의 결혼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엿볼 수 있었다. 그렇게 믿고 있던 나는 중간에 새롭게 등장한 한 인물로 인해 혼란스러워지고 결국에는 반전을 선사하게 된다. 넷플릭스 TV영상화가 확정되었다고 하니 방영한다면 영상으로까지 보고 싶어지는 《가위바위보》였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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