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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필적 맥베스
하야세 고 지음, 이희정 옮김 / ㈜소미미디어 / 2023년 5월
평점 :
품절
우연이 우연이라고 여기기에는 너무나도 필연적으로 흘러갔던 《미필적 맥베스》
《미필적 맥베스》는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하나인 맥베스를 자주 언급하고 있다. '맥베스'는 범죄를 저지른 뒤 죄책감에 빠진 주인공 맥베스가 공포와 절망 속에 갇혀 무분별하게 죄를 더하며 파멸해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충신이었던 맥베스는 마녀들의 예언에 현혹되고, 부인의 부추김으로 인해 던컨 왕을 살해하게 된다. 이후에도 자신의 왕권을 위협해 올 인물들에 불안을 느끼고 살인을 거듭해 나간다. 미필적 맥베스 속의 주인공인 유이치는 어떤 인물일지 생각하면서 읽어보게 되었다.
뛰어난 영업 실력으로 매출 성과를 올린 유이치와 반. 일본으로 돌아오기 위해서 경유하게 된 마카오. 그곳에서 만나게 된 성매매 여성 중 한명은 유이치에게 예언과도 같은 말을 하게 된다. 왕이 되어 여행을 하게 될것이라는 그녀의 말에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유이치. 그 말을 들은 이후에 유이치는 승진이라는 표면적인 모습과는 다르게 좌천과도 같은 홍콩 자회사 대표이사로 발령이 난다. 유이치는 승진욕심도 덜하고 워낙 차분한 인물이다 보니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 크게 개의치 않았다.
하지만 함께 발령이 나게 된 20년 지기 오랜 친구인 반은 그렇지 않았다. 홍콩 자회사에서 일하게 되면서 자신이 그전에 손에 넣은 주식들, 그리고 오래전 추억 속의 인물까지 등장한다. 좋아하는 마음 조차 고백하지 못했던 그녀의 메시지. 유이치가 그동안 사용했던 각종 패스워드의 비밀을 알게 된 그녀의 메시지는 유이치를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그리고 수렁속에 빠져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그는 담담하게 지켜보고 있지 많은 않는다. 평소와는 다른 모습을 느끼는 그의 여자친구 유키코다.
친한 친구 사이인줄로 여겼던 반은 오랜 세월동안 유이치를 앞서려고 노력했음을 알게 되고, 이기지 못할 상대임을 알게 된 반은 경쟁자가 아닌 친구로 그의 곁에 머물러있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반은 400년 전에 쓰인 각본인 셰익스피어의 비극인 맥베스를 언급하며 자신도 그 희극 속 인물인 뱅코라고 생각하며 살아왔음을 밝힌다. 유이치가 왕의 여정을 걷는동안 계속되어오던 우연은 반이 만들어둔 필연과도 같은 각본이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유이치는 그 각본을 그대로 받아들이며 각본대로 따르지 않는다. 자신이 가야할 길을 나아간다.
경제 소설이자 범죄소설이고 하드보일드 소설이자 연애소설이지만 그런 장르에 가두면 진면목이 묻히는 느낌이라는 책의 띠지에 있는 설명처럼, 어느 한 장르로 한정하기에는 아쉽다. 다양한 장르를 섞어두었음에도 어색함 없이 빛을 발하고 있다. 어쩌면 다른 소설 장르와 비교할 것이 아니라, 미필적 맥베스 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것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