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수염의 방 나비클럽 소설선
홍선주 지음 / 나비클럽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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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자의 심리를 장악하고 무너뜨리는, 응징을 꿈꿔온 모든 이들에게 바치는 소설 《푸른수염의 방》

홍선주 작가님의 다섯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푸른 수염의 방을 만났다. 짦은 단편들이 모여 이루어진 이야기지만 뭔지 모를 묵직함이 느껴졌다. 다섯 편의 단편 중에서 가해자의 심리를 장악하고 무너뜨린 소설을 뽑자면, 단연 <푸른 수염의 방>이었다. 남자는 늘 그렇듯 여자들을 죽인다. 하지만 죽인것에 대한 아무런 가책도 없는 듯하다. 여자들을 머물게 할 때, 들어가지 말라고 하는 그 방! 그 방에만 들어가지 않으면 된다는 규칙만 지키면 되는 것이었다. 단순히 보면 간단하기만한 그 규칙을 여자들은 깨고 만다. 호기심과 궁금증이 결국 죽음으로 몰아넣게 되는 것이었다. 그렇게 은수를 죽이고 난 남자는 주변에서 보이는 은수의 흔적들이 살아남을 느낀다. 게다가 은수가 좋아하던 흰색 잠옷을 입은 환영이 보이게 되자 점차 불안해지게 되는 남자, 그를 그토록 불안하게 만드는 존재는 무엇일까?

가난 속에서 가난을 벗어나기를 바라던 나. 엄마의 무관심도 사람들의 괴롭힘도 벗어날 줄 알았다. 엄마와 함께 K집으로 가게 되면서 느껴본 행복감, 그렇게 안식을 찾아가던 어느날 그 평온은 깨어진다. 본색을 드러낸 K와 그런 K의 말을 들을 수 밖에 없는 엄마, 그리고 K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던 나. 하지만 그런 관계도 깨어지고 나의 귓가에는 G선상의 아리아가 울려퍼진다. 나의 과거를 날려줄 <G선상의 아리아>를 말이다.

숙명과도 같은 외로움, 특별한 존재이기에 벗어날 수도 떼어버릴 수도 없는 고독감이. p.84 ~ p.85

<연모>라는 제목만을 보고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마음일꺼라고 생각하며 읽었던 이야기 속에는 연모(淵謀)가 소형이 민우를 가지려 했던 일들을 보여준다. 그 이야기를 보면서 민우가 소형의 감시를 받아왔던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던 순간 민우의 숨겨진 진실이 밝혀진다.

효율성을 <최고의 인생 모토>로 삼고 살아가는 선웅. 효율성을 위해서 출근시간도 남들과 다르게 10시로 하고 있는 이남자의 배짱이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선웅은 자신의 모토인 효율성을 문제시하며 꼰대스럽게 구는 상사에게 복수를 꿈꾼다. 그러던차에 새로운 직장으로의 이직이 결정되고 상사에게 통쾌한 복수를 날린 선웅이 마주한 것은 자신의 상상과는 달랐다. 선웅의 인생모토와는 다르게 인생모토가 재미인 혜주로 인해 선웅은 예상치 못한 현실과 마주하게 된것이다.

처음으로 사랑해준 남자를 위해 집을 나온 여자. 그런 딸에게 엄마는 비난만을 퍼붓지만 결국 그 집을 드나들며 생활비를 받아가면서 끊임없이 잔소리를 한다. 남자의 아이로인해 아이가 생기지 않을꺼라는 악담 아닌 악담을 하는 엄마. 그리고 행복하던 여자는 남자의 죽음으로 피 한방울 섞이지 않은 아이를 떠 맡게 되고, 그가 남긴 빚마저 해결해야만 했다. 그런 여자의 음독으로 자신이 임신한 사실을 알게 되고 똑똑하게 커가는 딸을 보며 뿌듯했을 여자이지만 딸은 그런 엄마를 버리듯 기숙학교로 가버린 후 소식을 전하지 않는다. 여자의 이야기를 읽으며 남자의 아이는 어떻게 되었을지 궁금하던 차에 밝혀진 진실로 이 단편 소설의 제목이 <자라지 않는 아이>인 이유를 알게 된다.

마치 누군가의 인생사를 보는 듯한 와중에 불쑥 튀어나온 미스터리함과 반전들이 숨겨져 있던 푸른 수염의 방을 읽고 나닌 홍선주 작가님의 다른 책들이 궁금해진다.

나비클럽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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