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딸에게 보내는 이야기를 담은 《나만 아는 풀꽃 향기》 풀꽃 시인으로 알려준 나태주 시인과 그의 딸인 나민애. 두사람의 이야기가 담겨있는 《나만 아는 풀꽃 향기》는 주변에서 쉽게 볼수 있는 풀꽃처럼 익숙하면서도 향기를 맡아보지 않아서인지 낯설게만 느껴졌다. 그 낯섦음은 어쩌면 엄마와의 통화는 특별한 이야기 없이도 오래 붙잡고 있을 수 있지만, 아빠에게는 특별한 용건이 있어야만 전화하게 되는 나의 무둑뚝함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나태주 시인은 딸에게 그녀의 어릴적 이야기를 들려준다. 딸이 기억하지 못하는 그때의 추억을 되뇌이면서 그때의 딸의 모습을 기억하고, 중간중간 사진으로 함께 실어 애정이 느껴졌다. 나만 아는 풀곷 향기는 주로 나태주 시인이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런 중간 중간 딸인 나민애의 글이 등장한다. 그녀의 글을 읽으면서 그녀 또한 아버지에 대해 느끼는 감정은 비슷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 아버지는 시인이지만 나에게는 그냥 아버지이기만 했다. P.52 남들의 시선에 보이는 나의 아빠와 내 시선에 보이는 나의 아빠는 전혀 다른 사람이었다. 남들에게는 대범하고 통크게 낼 줄 아는 모습이었지만 내게는 용돈을 받아쓰기에도 눈치가 보였고 그래서 더욱 데면데면한 사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장녀라는 짐이 어깨에 놓여있어 매번 내가 하고 싶은 것보다는 아빠의 상황을 고려해야만 했던 시절. 그래서 그때만 생각하면 더욱 후회가 되는 순간들이었다. 가난한것도 부자인것도 아니었지만 아빠가 느끼는 자격지심, 할아버지의 재산을 모두 가져간 큰아버지에 대한 원망이 결국 논과 밭을 사기 위해 쉼없이 일만하는 삶을 살아가시고 계시는 아빠를 볼때면 안쓰럽고 슬프기도 하지만 남들에게는 부자로 비춰지는 모습이 안타까웠다. 《나만 아는 풀꽃 향기》를 읽으면서 내심 나태주 작가님의 따님이신 민애님이 부럽기도 했다. 이렇게 딸을 위한 마음으로 그 시절을 추억하고,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딸에 대한 사랑으로 딸바보였음을 자처하고 계시는 작가님의 마음. 그런 마음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책이라 더욱 그런지도 모르겠다. 아버지는 나보다 서른 네 해나 먼저 지구에 왔다. 아버지는 나보다 서른 네 해 먼저 지구를 떠날거나. 그러니까 우리 사이에는 우리가 만나지 못하는 서른 네해가 두번이나 있다. 아버지가 먼저 와서 나를 기다렸고, 아버지가 먼저 가면 이번에는 내쪽에서 기다릴거아. 그렇지만 함께 했던 시간은 서른 네 해보다 더 길었다. p.190 ~ p.191 아버지와 함께 여행을 가기도 하고 그 추억을 곱씹어보기도 하는 속에서 언제가 떠나보낼 아버지와의 추억으로 살아갈 자신의 모습이 있기에 더 많은 시간이 될꺼라고 이야기 하는 부분에서 가슴이 아려지기도 하면서 애틋해졌다. 언제나 곁에 있을꺼라는 생각으로 살아가고 있는 중에도 문득 먼저 떠나보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왜 지금껏 해보지 못했을까 하며 아빠가 떠오르는 건 어쩔 수 없나보다. 나만 아는 풀꽃 향기를 읽으면서 아빠에 대한 추억을 떠올려보기도 했다. 가정의 달인 5월에 특히나 읽으면 더 좋을 한권의 책을 만나서인지 이 책을 떠올리면 가슴이 따스해질것만 같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