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모래를 박차다
이시하라 넨 지음, 박정임 옮김 / 페이퍼로드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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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의 붉은 모래 속에서 펼쳐지는 두 여성의 로드무비

처음 저자님의 후광 아닌 후광이랄까. 소개가 다자이 오사무의 손녀 이시하라 넨 작가님이라고 해서 처음에는 어떤 작품 세계를 보여주실지 궁금했다. 다자이 오사무 작가님의 인간실격을 읽은 후라 솔직히 조금은 걱정스러웠다. 인간실격의 어두운 분위기를 그대로 담고있지는 않을까 걱정스러웠다. 하지만 그런 나의 걱정은 기우와도 같았다. 이야기 속에서 품고 있는 어두운 분위기는 주인공들의 삶에 있어서 어쩔 수 없는 부분이었기때문이다. 그래서일까 작가님의 세계관이 조금은 더 이해가 되고 그럴수도 있겠다는 공감을 가져다주었다.

장례식답지 않은 방에서 장례식답지 않은 옷차림을 한 나와 메이코씨는 분명히 동지였다. 아버지가 없다는 이유 하나로 동일시할 수는 없다. 하지만 원가 같은 상대를 대상으로 싸우고 있다는 그런 느낌. p.61

지카는 엄마를 잃은 슬픔 달래기 위해, 엄마가 가고 싶었던 브라질로 가게 된다. 혼자 떠난 것이 아닌 엄마의 마지막을 함께 한 알콜 중독 남편을 잃은 엄마의 친구 메이코씨와 함께였다. 지카에게 메이코씨가 없었다면 어땠을까?

지카의 엄마는 화가였다. 그런 엄마는 화가 활동을 하면서 배다른 동생 다이키를 키웠고, 그녀가 잠시 자리를 비운사이에 다이키는 심장발작으로 죽게 된다. 다이키가 죽게 되자 아이를 제대로 돌보지 못했다는 비난 아닌 비난을 받은 지카의 엄마는 괴로웠으리라. 자신이 낳은 친자식이 아님에도 남편의 핏줄이라는 이유하나로 키워야만 했던 그 현실을 받아들여야만했던 그녀의 고통스러움은 전시회에서 다이키를 그린 그림을 본 순간 지카는 엄마의 마음을 조금은 이해했으리라. 가부장제 사회에서 거부할 수 없는 것. 시대가 바뀌었음에도 여전히 뿌리칠 수 없는 그것이 고스란히 남아있던 모습을 단편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엄마, 듣고 있어? 나는 살아갈거야."

책 표지에 적힌 이 글귀가 자신의 삶을 포기하고 여러차례자살을 시도했다는 내용을 적은 오사무 다자이의 인간실격을 떠올리게 했었으나, 자키는 엄마 친구인 메이코씨와 브라질에서 그녀의 과거이야기를 들으면서, 그리고 그녀와 함께 여행을 하면서 다시 살아갈 용기를 얻는다.

자키가 용기를 얻고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처럼, 이시하라넨 작가님 또한 자키처럼 한발 더 내딛을 수 있었던 작품인지도 모르겠다. 작가 본인의 이야기자 여성의 이야기, 싱글맘인 엄마와의 이야기를 주제로 했다는 것을 보면 말이다. 사회로부터의 편견에서 벗어나 이름알리는 작가님이 되시기를 바래본다.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를 통해서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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