팍팍한 도시이에게 전하는 식물과 나무의 위로 《나무의 어두움에 대하여》 제목만으로 어두운 이야기일지도 모르겠다는 나의 생각은 책을 읽어가면서 잘못된 생각이었음을 알려주었다. 《나무의 어두움에 대하여》는 나무의 어두운면이라기보다는 우리가 나무를 대하는 어두운 모습에 대한 비판을 보여주는 듯 보였다. 무분별하게 나무를 베어버리고 마는 우리의 모습들도 여과없이 그림으로 표현되어 있었다. 누군가는 나무를 표식으로 생각하고 길을 찾기도 하는 이야기를 보면서 나무 또한 그 나무를 대하는 대상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다시금 느겼다. 함박눈이 내리는 길 가로수에 안겨있기라도 하듯 붙어있는 고양이 한마리. 그 고양이에게 가로수는 안식처가 되어주었다. 우리가 보듬어 줄 수 없는 순간 나무는 자신의 자리를 묵묵히 지키고 있으면서 고양이의 삶을 지켜주었던 것이다. 봄이 오니 모든 풍경이 그림이 된다. p.48벚꽃이 피기를 설레이며 기다리다 하나둘 피어나는 꽃을 보면 봄이 왔음을 느끼는 우리. 꽃이 만발하면 우리는 연신 휴대폰 카메라를 눌러댄다. 우리가 눈으로 담는 모든 것을 사진으로 담고 싶어한다. 그렇게 우리가 담고자 하는 풍경들은 곧 사진으로 기억이 되고 추억이 되어 우리와 함께 살아 숨쉰다. 우리는 어두움을 싫어한다. 밝은 곳을 좋아한다는 의미라기보다 어두운 마음을 갖는 것을 부끄러워한달까. 작가님께서는 여기에 나무의 어두움을 새들을 쉬어갈 수 있게 해주고, 벌레들이 살아가게 하고, 사람들이 쉼을 얻을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그렇게 우리는 나무 곁의 어두움에 위로받았다고 말이다. 남들에게 보이고 싶은 내면의 어두움을 남몰래 나무 곁에서 털어놓고 가고, 그 어두움이 결국 나무에게 옮겨 붙기라도 하는 듯이 홀가분해짐을 느끼는 듯 보였다. 결국 어두움이 무조건 좋지 않다는 것이 아니라, 어두움이 있기에 밝음이 더 밝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까. 꽃을 키우며 꽃의 씨앗을 채취하다 보관해둔 씨앗이 종량제 봉투에 들어가게 되었던 날, 그것을 보면서 종량제 봍우 속에서 씨앗이 꽃을 피운다면 어떻게 될까라는 생각으로 그림을 그리다 종량제봉투 여러개에서 꽃이 피어 환경미화원이 들고 가는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단순히 쓰레기를 치우는 모습이라기보다는 마치 꽃을 어딘가에 심기 위해 옮기고 있는 모습처럼 보였다. 그 꽃들이 버려지지 않고 어디에선가 자리를 잡고 자라나기를 바라는 마음마저 들었다. 제주의 평화롭던 숲을 단지 도로를 내기 위해서 없애게 되었을때 사람들은 나무를 지키기 위해 나무를 끌어안았다. 그렇게 사람들은 마치 나무가 된 듯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의 이기심, 조금 더 빨리 가고 싶은 마음에 숲을 없애는 사람들. 숲을 지키는 것이 곧 우리의 삶을 지키는 일임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로 인해 얼마나 많은 생명이 사라져야하는 것일까. 속도와 발전에 대한 욕망이 결국은 우리의 삶을 망치는 길임을 왜 모르는 것일까.이 세상에는 단지 살아있다는 이유만으로도 아름다운 존재들이 참 많다. p.216우리도 그런 존재들 중의 하나일것이다. 비록 우리가 항상 기쁨을 느끼지는 못하더라도, 우리 앞에 놓인 미래가 행복한 일들만 가득하지 않을지라도 말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존재하고 우리는 나아간다. 그렇게 우리는 살아가고, 또 살아갈것이다. 존재한다는 그 이유 하나로 우리는 아름다운 존재이기에. 작가님의 일상을 그림과 함께 읽어보면서 식물들에 관하여, 삶에 관하여 그리고 살아감에 대하여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시간이었다.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를 통해서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