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와 파도

꼬리와 파도 - 제1회 창비교육 성장소설상 우수상 수상작 ㅣ 창비교육 성장소설 8
강석희 지음 / 창비교육 / 2023년 3월

세상의 상처에 맞서는 용감한 파도의 물결

세상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쉽지 않다. 나의 행동이 다른 사람에게 하여금 본의아니게 오해를 불러일으켜 그 오해가 커져 알 수 없는 소문을 만들어낸다. 마치 '아니땐 굴뚝에 연기날까?'라는 듯 근거없는 소문 속에 진실이 아닌 거짓이 붙어서 점점 부풀어난다. 그리고 산더미처럼 불어나서 내게 돌아오기도 한다. 꼬리와 파도를 읽으면서 진실을 보는 것이 아닌 그런 상황을 만들었다는 오해 속에 피해를 받았음에도 자신의 피해받는 것을 제대로 이야기 할 수 도 없었던 사람들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꼬리와 파도》 속의 상황은 단순히 소설속의 상황에서 그치지 않을것이다.꼬리와 파도는 현실에서도 충분히 일어나는 일들, 그리고 용기내어 호소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상처, 그것을 이겨내고자 하는 용기에 대한 생각을 하게 해주는 청소년 소설이었다.

선이는 온라인 수업시시간에 선생님께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다면서 엄지와 집게를 집게 모양으로 만들어 '조금'이라는 표현을 했다. 그런데 그런 행위가 난데없이 페미스트라는 오해와 함께 욕설과 비속어가 날아왔고 선이는 수업을 들을 수 없어 강제종료하기에 이른다. 그렇게 선이는 무단 결석을 했고 선생님께 찾아가서 호소했으나 담임은 선이가 원인제공을 했을꺼라는 말과 함께 특정집단을 비하하는 표현을 쓰면 안된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남자아이들의 마음에도 없는 사과를 받았고, 출석부에는 나쁜 흔적을 남기지 않았지만 선이의 마음에는 상처가 남았다.

'상처는 시간이 아니라 사람들이 치유시킨다'는 조단힐의 명언처럼 상처받은 선이는 자신들을 위해 함께 해 줄 누군가를 찾게 된다. 학교 안에서 자신을 도와줄 누군가로 체육 선생님인 무경을 찾아가게 된다. 그녀는 건이와 미주를 보면서 자신의 어릴적 일을 떠올린다. 축구를 하면서 겪었던 자신의 일과 친구인 지선의 일을 말이다.

지선은 진실이 아닌 소문으로 위로받으려고 했고, 위로받는 줄 알았지만 다시 상처받았다. 그런 상처받음을 알게 된 무경은 지선에게 진실을 밝히자고 했다. 진실을 밝히려는 두사람에게 돌아온 것은 진실이 아니라, 그런 일이 일어날 수 밖에 없는상황을 만든 것이 아니냐는 비난과 일어나지도 않은 소문들만 무성해져버렸다. 그렇게 무경과 지선은 '믿지 말걸, 그러지 말걸, 하지 말걸, 가만히 있을걸.' 하며 습관처럼 자책하게 된다.

그렇게 무경은 고등학교를 진학하게 되고 과거와 비슷한 상황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이번에는 그때와는 다를꺼라는 다짐이라도 한것일까? 친구들과 진실을 말하고자 적극적으로 나섰고, 그들과 함께 하는 선생님이 있었다.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달아놓은 꼬리(사연을 적어둔 종이)는 어느새 파도가 되어 돌아와 진실의 포문을 열었다. 자신들을 힘들게 한 사람들이 한 일에 대한 진실을 밝히는 동시에 처벌을 받게 하지만 그럼에도 마음 속의 상처는 남았다. 하지만 그들은 혼자가 아니었기에 해낼 수 있었다. 선이 또한 그런 무경과 함께 진실을 밝혀내며 후련함을 느낄 수 있었다.

혼자서는 낼 수 없는 소리도 함께라면 가능하다. 상처받고 피해를 입을까봐 숨는 것이 아니라, 함께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진실과 마주할 용기를 보여주며 잊을 수 없는 일에서 도망가는 것이 아니라 부딪혀 나가면서 성장해 나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꼬리와 파도》였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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