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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쓴 마음은 어디다 버려요?
김단한 지음 / 처음북스 / 2023년 2월
평점 :
다 써 버린 마음에 대한 흔적과 기록 《다 쓴 마음은 어디다 버려요?》
김단한 작가님께서 전해주는 이야기인 《다 쓴 마음은 어디다 버려요?》를 읽으면서 감정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바닥을 구르는 쓰레기를 보며 떠올린 어떤 생각과 순간이 모여 있다고 한다. 쓰레기는 올바르게 쓰레기통으로 들어가게 되지만 우리의 감정은 소모한 후에는 어디로 가게 되는 것일까? 순간 순간의 감정들은 어디로 사라지는 것일까?
나의 행동이 의도하지 않게 다른 사람에게 오해를 불러일으키게 되고 그런 일들이 나에게 들려올 때 나는 어떤 감정을 가져야할까? 감정, 생각에 관한 이야기를 읽다보니 사람과의 관계에 대해서 떠올리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나의 감정과 다른 사람의 감정. 나의 감정을 스스로 헤아리기에도 버거운 세상, 다른 사람의 감정까지 헤아리기에는 너무나도 부족한 나를 느끼게 되는 요즘이다.
물건은 우리와 함께 산다. 기억할 만한 무엇을 만들어준다. 그러면서 떠날 때, 자신의 몫을 조금 떼어내고 간다. 그것이 슬픈것이든 나쁜 것이든 작게나마 짊어지고 떠난다. p.144
우리는 추억을 먹고 살아간다. 그리고 물건으로 추억을 떠올리기도 한다. 그런 의미에서 추억여행을 다니는 것을 좋아한다. 추억하고 기억하면서 떠올리는 것. 그런 감정들은 버릴 수 없는 감정이다. 고이고이 접어두었다가 생각날 때면 펼쳐서 꺼내보고 싶은 그런 감정이다. 기쁨들만 그렇게 떠올리기에도 모자란 시간들이건만 우리는 슬픔들도 꺼내보게 된다. 꺼내본 그 슬픔의 감정들은 결국 버려졌다면 기억에서 사라졌을테지만 버려지지 못한채로 간직하게 되는 것은 왜그럴까. 아직은 나도 잘 모를 감정이다.
사람들은 각자의 경험, 환경, 생각에 따라 살아간다. 그런 다름으로 각자의 시선으로 해석하고 살아간다. 어떤 사람은 무언가를 주면서 아무것도 바라지 않은 마음을 가지기도 하지만, 어떤 사람은 내가 이만큼 해줬으니 너도 이만큼 해줘 하는 '기브앤테이크'식의 마음을 갖기도 한다. 누군가가 '기브앤테이크'의 마음으로 살아가더라도 나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면, 그 감정을 가진채로 살아가더라도 뭐라고 할 마음은 없다. 다만, 나에게 준 호의가 단순한 선의가 아닌 무언가를 바라는 마음이었다면 그 마음은 버려야하는 마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상처받는 상황이 다르고, 상처받는 마음이 사람에 따라 다르듯이, 상처를 입고 보여주는 행동 또한 사람마다 다르다. 우리는 상처를 치유하고 살아가려고 하기도 하지만 그 상처를 그냥 덮어버리다 곪아서 더 큰 상처를 만들기도 한다.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서는 그 상처를 제대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다 비워내버린 감정 뒤에 새살이 돋는 시기가 찾아올것이다. 차곡차곡 쌓아둔 감정들로 아파하지 말고 때로는 과감하게 버릴필요도 있지 않을까? 다만 그것을 어디에 버리고 스스로 해결하는 것이 영원한 숙제가 아닐까.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