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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령들이 잠들지 않는 그곳에서
조나탕 베르베르 지음, 정혜용 옮김 / 열린책들 / 2023년 1월
평점 :
거리의 마술사 제니, 우당탕 기상천외한 수사에 뛰어들다 《심령들이 잠들지 않는 그곳에서》
베르나르 베르베르 이후, 또 다른 베르베르의 등장. 많은 대중으로부터 찬사를 받은 소설이라는 이야기에 더욱 관심이 가서 읽어보게 된 심령들이 잠들지 않는 그곳에서는 심령술사, 마술사, 탐정이 얽힌 수사를 보여주고 있다. 너무나도 기묘한 조합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표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작품의 배경은 19세기 말의 뉴욕(1888년)이다.
이야기의 중심이 되는 '거리의 마술사 제니 마턴' .그녀는 배짱이 두둑하고 관객들에게 제대로 된 공연료를 받지 못함에도 뚝심있게 마술을 하고 있다. 그런 그녀에게 '로버트 핑거턴'이 찾아오게 되면서 그녀는 거리의 마술사가 아닌 다른 삶이 시작된다. 바로 유명한 심령술사 자매들을 파헤치는 것이다.
저 세상의 심령들이여, 제가 한 번 더, 달도 뜨지 않은 이 밤에, 그대들에게 말을 건넵니다. 너무 일찍 떠났던 그대들이여, 우리를 이끌기 위해 돌아와야 합니다. 오, 가엾게도 우리는 얼마나 무지하고 유일한 존재들인가! p.74 ~p.75
제니 마틴은 심령술사 자매를 만나게 된다. 큰언니인 리아 폭스는 정신적인 지주이자 강력한 카리스마의 소유자이다. 그리고 둘째 마거릿 폭스는 제니 마턴과 진실한 마음을 나누다 어떤 사건으로 상처받게 된다. 아이같은 여린 마음을 지닌 소유자였기에 상처에서 회복되는 것도 쉽지가 않다. 막내인 케이트 폭스는 폭스 자매중 막내이지만 행방을 알 수가 없다.
제니는 왜 그 자매를 수사해야 하는 지 알지 못한채로 망설이려던 찰나에 로버트가 제시한 거액의 보수에 주저할 필요조차 없음을 깨닫게 된다. 심령술을 이용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그것을 통해 부를 축적해온 폭스 자매. 사실 접신을 했다거나 하는 믿지 못할 일을 보게 된다면 어떨까? 내가 믿을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난다면 말이다. 접신하여 나만 알고 있는 일들을 이야기 하면서 마음을 흔들어놓는다면 그들이 하라고 하는 것을 하지 않고는 못베길것이다.
무당이니 신이니 믿지 않는 신앙들로 인해 피해를 입었다는 사례를 매체들에서 접할 수 있다보니 이건 사이비종교같은데 하는 느낌이 든다면 단박에 거부할텐데. 그러지 못하고 폭스 자매가 하는 이야기에 나도 모르게 귀가 솔깃해지는 것은 왜일까.
마술사라는 직업에서 익힌 변장술을 통해서 폭스자매에게 접근해던 제니가 폭스자매에게 정체를 들킬뻔 하지만 순발력으로 재치있게 상황을 모면해가는 모습이 마술사에서 한단계 발전하여 탐정의 기질마저 갖고 있는게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들키는거 아닐까 하는 조마조마한 상황에서 제니는 순간 순간 모면해가는 모습이 한층 더 재미를 주었다. 탐정, 마술사, 심령술사라는 기묘하다면 기묘한 조합속에서도 어울림으로 이야기를 이끌어나간 작품이었다. 게다가 첫 작품이라는 점에서 조나탕 베르베르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커졌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