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나무 숲 양조장집
도다 준코 지음, 이정민 옮김 / ㈜소미미디어 / 2023년 2월
평점 :
품절


야마오 긴카라는 소녀의 파란만잔한 반생을 그린 가족소설이자 대하소설 《대나무 숲 양조장집》

처음 만나보게 된 작가님이신 도다 준코. 대나무 숲 양조장집을 읽으면서 긴카의 삶에 들여다보는 동시에 인간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느낌이었다. 양조장집이라는 가업, 그 가업을 잇기위해 대를 이어나가야 한다는 것. 대를 잇기 위한 데릴사위. 그리고 핏줄. 그런 이야기를 하면서도 흔하지 않다고 할까. 도다 준코 작가님의 이야기에 설득되어지며 빨려드는 느낌이었다.

화가인 아버지와 요리를 잘하는 엄마와 살아가고 있는 긴카. 행복할 것만 같은 긴카네 가족의 고민은 긴카가 아닌 엄마 미노리였다. 자신도 모르게 손이 저절로 움직여 물건을 가져오게 되는 엄마, 아빠가 그림을 그리러 자리를 비운 동안 그런 일이 생기면 긴카가 엄마의 보호자처럼 달려가 사과해야만 했다.

엄마는 역시 협죽도다. 설령 독이 있다 해도 예쁜 꽃을 피운다. p.93

그런 엄마이지만 너무나 예쁘고 소중한 존재다. 그런 엄마는 사람들과의 관계가 쉽지 않다는 것을 아빠인 나오타카가 가업을 잇기 위해 양조장집으로 들어가게 되면서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처음 만나게 된 할머니 다즈코를 만난 자리에서조차 긴카의 뒤에 숨어버리는 엄마. 양조장집의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과 상관없이 느긋하게 요리를 하는 엄마. 그리고 좋아하는 그림을 뒤로 하고 양조장일에 매달리지만 자신에겐 당주로서의 자질이 없음을 느끼는 아빠.
긴카는 새로운 생활에 적응해가지만 엄마가 친구의 물건을 훔친일로 인해 절교장을 받고 혼자 학교생활을 하게 된다. 억울하지만 어쩔수 없다고 느끼는 긴카. 긴카는 그런 억울함으로 엄마를 미워하는 마음이 생기기도 한다. 하지만 언제나 엄마가 불쌍하다며 이야기하는 아빠를 보며 행복하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다.

아빠의 양조장 일을 종종 돕던 긴카가 당주인 아빠도 보지 못한 양조장집의 수호신과도 같은 가부동좌를 보게 된다. 그로 인해 아빠의 좌절감은 더해가고, 간장에 대한 작은 애착마저 사라진듯 변해간다. 게다가 그 일로 인해 긴카는 자신도 알지 못한 출생에 대한 비밀을 알게 된다. 아빠의 핏줄이 아니기때문에 가부동좌를 본다는 것이 말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전혀 예상치 못한 사실에 당황스러워하는 긴카와 자신의 친아버지에 대한 어떤 이야기도 해주지 않는 엄마 미노리.

《대나무 숲 양조장집》은 겉으로는 유서깊은 전통을 자랑하는 대대로 간장을 만들어온 집안임을 내세우고 있지만, 그 내면에는 남들에게는 미처 이야기하지 못하는 진실들이 숨겨져 있다. 그런 숨겨진 진실들과 마주했을 때 지금껏 쌓아온 거짓들이 무너져버림을 보여주고 있다. 대나무 숲 양조장집은 따뜻한 이야기로만 가득할 꺼 같은 가족소설과는 조금 다르다. 각자 서로의 삶에 진실과 거짓을 안고 살아가면서 마음속의 추악함과 나약함이 들켜버리는 느낌마저드는 이야기였다. 그럼에도 이야기에 집중할 수 있는 것은 도다 준코 작가님 글의 힘이아닐까.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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