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라는 바다에서 숨을 참아야 했던 일제강점기 한 어린 해녀의 숨비소리! 《푸른 숨》 제주도를 배경으로 한 해녀들의 삶을 그린 오미경 작가님의 장편소설인 《푸른 숨》을 만났다. 제주도를 배경으로한 소설답게 제주도 방언들이 곳곳에 나오기는 했지만 내용에 몰입하기에는 아무런 불편함이 없었다. 《푸른 숨》은 제주도에서 물질이 자신의 삶인 해녀 영등의 일기와 함께 한다. 영등의 일기를 짤막하게 나온후에 그날의 이야기들이 생동감있게 표현되고 있다. 영등은 소녀가장이나 마찬가지이다. 어린 나이에 육지로 돈벌러간 아버지를 대신해서 동생들을 돌보기 위해서 물질을 하는 소녀. 하고 싶은 것이 많을 나이지만, 바다에서는 그런 모든 것들이 다 잊혀질정도로 바다가 좋은 영등이다. 할망이 물숨을 먹은 후 달려왔던 그날 이후 영등이 바다로 들어가는 것은 마치 할망을 만나고 안기는 것과 같은 기분이었으리라. 가장으로서의 무게감도 동무들과 함께라면 행복했을 영등. 연화, 영등, 춘자는 산호를 나눠가지며 우정을 맹세했다. 영등에게 연화, 춘자가 있기에 버틸수 있었을것이다. '당장 한 치 앞의 어둠을 몰아내는 것도 중하지만, 그보다 중한 건 먼 데 있는 어둠을 물리치는 거주.' p.34 영등은 자신도 배우고 싶은 마음을 드러내지 못한다. 자신과 다르게 연화와 춘자는 마음 편하게 야학을 다닐 수 있는 것이 부러웠음에도 이야기조차 할 수 없는 것이다. 육지로 간 영등의 아방은 소식조차 전하지 않고, 그런 모습에 동생인 영춘은 불만이 가득하다. 영춘을 상급학교로 보내기 위해 동생들을 섬에 남겨두고 육지로 물질을 하러가기로 결심한 영등. 영등에게 내려진 삶의 무게는 너무나도 무거웠다. 영춘을 상급학교로 보내고 싶었고, 다른 동생들을 보내야했고, 그러다 소식없는 아방을 찾으러 갔을때 마주한 현실앞에 무너져내렸다. 하지만 그 진실조차 친구들에게 이야기할 수조차 없었다. 그렇게 영등은 숨기던 이야기를 야학당 선생님께 털어놓기까지 얼마나 힘들었다. 일본의 지배하에 있던 시절이라 무엇하나 싶지 않은 상황에서 해녀들의 권리를 찾기 위해 투쟁을 벌이며 자신의 신념을 유지했던 영등. 바다로 돌아가기 위한 투쟁으로 이루고 만 자신들의 권리. 그런 영등의 삶을 보면서 친구들이 없었다면 더 힘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바다를 너무나도 사랑했던 그녀의 삶이 나의 가슴을 흔든다.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