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카타콤
이봄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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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버린 사람, 세상을 버린 사람이 사는 곳 《서울, 카타콤》

요즘 작가님들의 이력은 너무나도 다양한 듯하다. 국제관계학을 전공하고 낮에는 보고서, 밤과 주말에는 이야기를 쓰신다는 이봄 작가님의 첫 소설인 서울, 카타콤을 만났다.

"카타콤이라고 들어봤어?"
" ' 무덤 사이에' 라는 뜻이다. 저기 서양에서 이런 곳을 부르는 말이다. 도시 아래 지하.사람이 묻히는 곳을." p.27

서울 강남역의 밑에 존재하는 카타콤. 그곳에는 세상을 버린 사람들이 살고 있다. 남편으로부터 폭행을 당하며 숨어 살고 있는 사람. 저마다의 사정을 숨긴채 강남역 밑에 지하세계 카타콤에 살고 있다. 어떻게 그곳으로 오게 되었는지 알수는 없으나, 살아남기 위해 쓰레기 더미 속에서 멀쩡해 보이는 포장되어진 음식을 찾아먹고, 필요한 옷을 찾아내어 입는 생활을 하고 있다. 과연 이것은 사람답게 살아가는 것일까?

카타콤으로 오게 된 사람들은 세상으로부터 도망쳐온이들이다. 많지 않은 수의 사람들은 살아가기 위해 적응하고 있다. 지상세계로 나가는 것을 최소한으로 하면서 말이다. 자신이 처한 현실에서, 자신을 절망으로 몰아가는 사람으로부터 도망치기 위해 들어온 카타콤. 그곳에서의 생활이 익숙해질때쯤, 지상에서의 절망감은 느끼지 않을 때쯤 들어온 표교수와 한오, 그리고 화연과 승우, 선아. 무언가를 찾아 헤매는 듯한 표고수와 한오를 보면서 카타콤에서 가장 오래 머무른 어르신은 그들과 어울리지 말라고 한다. 그들은 이곳에 머무르려는 사람이 아니라 흘러가는 사람들이라며. 표고수와 한오는 화연 가족이 머무를 방을 만들어 주고, 카타콤의 샘 주변공사를 하면서 지하 카타콤의 변화를 일으킨다.

지하의 장점은 일부러 건드리지 않으면 변하는 것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p.173 ~ p.174

하지만 그런 변화를 가져온 이들로 인하여 카타콤에서의 사람들은 수면위로 올라가야하는 상황까지 이른다. 처음 이 책을 읽어보고 싶을때는 이토록 어두운 분위기일꺼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절망과 상실뿐인 지상 세계에서 벗어나 평온을 누리고 싶었던 카타콤도 결국은 그런 감정들에서 벗어날 수 없는 곳이었다. 파리의 한복판에 있다는 카타콤을 모티브하여 서울 한복판에도 그런 곳이 있다면 어떨까 하는 상상으로 시작되었다는 서울, 카타콤 이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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