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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금 일본에 살고 있어요 - 낯섦에서 익숙함으로 오사카에서 살고 있는 네 남자의 이야기
김철 외 지음 / 파지트 / 2022년 6월
평점 :
서로 다른 삶을 살아온 네명의 남자, 한국인이지만 일본에 살고 있는 네명의 이야기를 만나게 되었다.
이 책은 일본에서의 취업, 연애와 결혼, 사교문화에 대한 이야기이다. 일본에 취업하고자 한다면, 사랑하는 사람이 일본인이라면 혹은 일본인과 결혼을 준비하고 있다면, 낯선당 일본에서 외롭지 않게 지내고 싶다면, 일본 문화의 현실에 대해 조금이라도 알고자 한다면 반드시 읽어주기를 바란다는 당부의 말과 함께 이야기는 시작된다.
네명의 작가님이 가지신 공통점이 무엇일까? 한국인이지만 일본에 살고 있다는 것! 어쩌면 그 하나일지도 모르는 공통점을 가지고 한권의 책이 나왔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색다르다. 하나의 책 제목 아래, 주인공과 설정을 같이 하면서 각자의 시점 (주인공의 시점)으로 상황을 설명해주는 소설과는 또 다르다. 네 분의 작가님의 일본에서의 삶을 만나보며 일본에서의 삶은 일본을 여행하는 것과는 다르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껴본다.
일본에서 디자이너로 살며 일본인 아내와 소박하지만 행복하게 살고 있는 남자 <김철 : 일본에서 [연애]하고 [결혼]하다>
디자이너라면 넓은 세상을 누비고 다녀야하니 전세계 공통언어인 영어를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며 캐나다 유학을 권하셨다는 작가님의 아버지. 그런 아버지의 지원이 있었기에 유학을 갈 수 있었을 뿐 아니라, 자신의 유학보다 가족의 상황을 고려하여 유학을 보류하려고 할때에도 공부에는 다 시기가 있으니 다녀오라고 하신 작가님의 아버지. 그런 아버지가 계셨다는 사실이 부럽게 느껴진다. 포켓몬스터 열풍에 힘입어 포켓몬빵과 스티커의 인기 속에 1998년 포켓몬스터가 151마리의 스티커를 다 모으는 성취감과 잃어버리는 실망감을 맛보았던 추억 속에서도 여전히 스티커를 모으고 계시다는 작가님의 마음을 알것도 같다.
그리고 작가님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새로운 일본 문화에 대해서도 알 수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는 결혼식을 한 날이 결혼기념일이라면 일본에서는 혼인신고를 한 날이 결혼기념일이 된다거나 이사에 관한 이야기를 보면서 문화적 차이 속에서 이루어지는 국제결혼에는 배려가 따라야함을 다시금 느끼게 된다.
30대의 늦은 나이에 일본 취업에 성공해 늦깍이 신입사원이 된 남자 <김기환 일본에서 [취업]하다>
문부성 국비 유학생으로 일본에 유학을 갔다가 그곳에서 취업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을까? 너무나도 단순한 계는 함께 지내던 일본인 친구가 박사과정까지 가는 것보다 취업이 현명하다는 생각으로 방향을 바꾸어 SPI를 공부하는 것을 보고 어렵지 않은 난이도에 본격적으로 취업준비를 하게 되었다고 하니 사람의 인생은 정말 누구도 알 수 없는 것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느낀다. 하지만 그의 새로운 도전은 쉽지많은 않았으며 32살의 나이에 신입사원이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코로나 상황에서 겪은 일들은 보는 내내 마음이 좋지 않았지만 부당한점 없이 해결되었다는 사실에 나도 함께 안도했다. 폐쇄적인 조직 구조 속에서 이직을 하며 자리 잡고 인생의 2막을 준비하시며 '일본에서의 직장생활을 꿈꾸는 이들에게' 조언을 해주고 있다.
매주 각국의 친구들을 초대해 한국 음식을 대접하고 있는 남자 <김형경 일본에서 [친구]를 만들다>
어린시절 일본을 싫어했지만, 대학 교환학생으로 온 일본인 유학생인 그녀와의 만남이 결국 일본 취업으로 이끌었다고 하니 정말 인생은 아이러니 그 자체인듯하다. 일본에서 일하면서 일본어가 당연히 최우선이었을터라, 대학 마지막 학기에는 일본어 학원을 부지런히 다니며 JLPT 2급 시험을 합격했으나 시험과 실전은 달랐다고 한다. 그리고 일본으로 취업한 저자는 일본인과 친구가 되기 위해서 노력했다고 하니 작가님을 일본으로 인도했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닌 그녀의 존재가 작가님의 인생에 크게 자리함을 느끼게 된다.
미국에서 공부하고 일본에서 취업을 한 남자 <박성재 일본에서 [문화]를 이해하다>
일본어 책으로 익힌 일본어를 보스턴 커리어 포럼에 가서 구사한 작가님의 무모함. 졸업시기와 취업시기가 맞지 않아 고배를 마셔야 했던 한번의 도전 이후 다시 보스턴에서 도전한 작가님은 취업을 하게 된다. 시가총액이 큰 회사이지만 월급이 그리 많지 않아 당황했던 이야기, 일본 지폐쏙 인물 이야기등 우리가 일본에 살지 않으면 모르는 이야기들을 해주시며 우리에게도 문화를 이해할, 일본문화와 마주할 기회를 주셨다.
새로운 익숙함을 찾아간 네명의 작가. 그들이 낯섬에 익숙해진 이야기를 읽으며, 선택하고 살아간다는 것은 우리와 같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이야기 《우리는 지금 일본에 살고 있어요》였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