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묻다 - 이길여 회고록
이길여 지음, 김충식 인터뷰어 / 샘터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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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임없이 도전하고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든 여성 이길여 회고록 《길을 묻다》

《길을 묻다》는 이길여 총장님과 대담자이신 김충식님께서 대화를 나누는 형식으로 글이 진행되어진다. 이름만 들어보았던 이길여 총장님의 이야기를 제대로 알지 못한채로 읽어서인지 더 감동적이었다. 책을 받기 전에 궁금한 마음에 검색해본 총장님의 모습은 호탕해보이시는 모습과 너무나 젊어보이셔서 깜짝 놀랄 수 밖에 없다.

일제 강점기 시대를 보내시고 지금까지 총장으로 계시는 모습이, 마치 역사의 산증인과도 같은 모습이었다. 걸어오신 길이 쉽지 만은 않은 길이셨을텐데도 밝고 젊은 에너지를 발산하시는 모습에 더 대단해보였다. 그런 모습을 본 순간 거울속에 비친 삶에 찌든듯 피로해보이는 내 모습에 대한 반성도 함께 하게 되었다. 일제 강점기기에 초등학교 과정을 일본어 교과서로 마쳤고 해방후 여고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미국 뉴욕의 메리이커큘리트 병원과 퀸스 종합병원에서 수련의 과정을 마치고 일본 니혼 대학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받기까지 하신 말 그래도 신여성의 표상이 아닐까.

그러니까 제가 아이들에게 '나 같은 사람이 되어라'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겁니다. p.506

자신과 같은 의료인이 되라고 하시는 이길여 총장님의 자신감이 그래도 드러나는 대목이었다. 자만심이 아니라 그런 자신감이 괜히 나오는 것이 아니다. 일궈오신 이력만 보더라도 그런 말씀을 하신다고 해서 어느 누가 겸손하지 않다고 이야기 할 수 있을까? 일제강점기를 겪은 시대를 잘못 만났다는 생각을 할 법도 하지만 일본 교과서로 공부하고 해방후 학업을 이어가기까지 학업에 대한, 배움에 대한 열망은 따라갈 사람이 없을꺼 같다.

그리고 그런 당당함 속에서도 배려는 살아있었다. 환자를 진찰할 때 차가운 금속에 놀라는 것을 보고 환자들을 위해 청진기를 가슴속에 넣고 차갑지 않게 하시고, 차가운 고무장갑에 놀라하는 산모들을 위해서 따뜻한 소독물에 담가두셨다고 하는 일화만 해도 그렇다. 사실 생각은 누구나 할 수 있으나 실행에 옮기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이 대담집의 발간 목적이 이길여 총장님의 삶과 길병원의 역사를 두축으로 한국의료의 발전사를 조명하는 것이었다고 한다면, 나는 이길여 총장님의 삶에 더 집중하게 되는 것은 어쩔수 없는 듯하다. 의료발전과 의료인의 육성을 위해 가정이 아닌 선택을 하신 이길여 총장님의 선택에 박수를 보내면서도 외롭지 않으실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많은 고난과 역경 속에서도 목표를 위해 노력하신 끈기있는 모습에 연신 감탄하며 책을 읽었다. 여성도 끊임없이 도전하고 노력하면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어 낼 수 있음을 몸소 보여주신 이길여 총장님의 걸어가시는 길을 언제나 응원하고 싶어진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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